군산문학의 원류를 찾아서(22)-수필가 김학

2007.06.17 17:57

최영 조회 수:275 추천:13

崔瑛의 군산문학의 원류를 찾아서 (22)






김학 (1943 - 현재)




가루나무, 삭정이, 장작을 마구 삼키던 아궁이가 입을 다물면서부터 산은 마냥 푸르러지고 있다. 하지만 온돌방이 사라지면서 우리네의 은근한 인정마저 메말라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주거생활의 변화는 자연히 의식의 변화를 유발하기 마련이고, 의식의 변화는 어쩔 수 없이 전통과의 단절을 동반하는 법이다.
   - 수필집 <가을앓이> 중 <온돌방이 그리운 뜻은> 에서 -






<아궁이가 입을 다물면서 산이 마냥 푸르다.> 김학의 수필에서나 만날 수 있는 명구입니다. 우리나라 시대성과 산림정책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1943년 임실군 삼계에서 태어난 김학은 어려서 아버님을 여읩니다. 그는 홀 어머님의 보살핌으로 전주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합니다.

학훈단 장교로 제대를 하고 잠깐 전주해성고등학교 교사가 되었다가 1969년 9월 군산 서해방송에 공채로 들어옵니다. <산중에서 태어난 그가 바다를 꿈꾸었을 것> 그것이 군산에 오게 된 동기였다고 합니다.  







1970년대 초 내가 전주 형님 집에서 얼마동안 있었을 때였습니다. 밤마다 전주 MBC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와 군산 서해방송의 <밤의 여로>를 동시에 내 보냈습니다. 나는 늘 서해방송의 <밤의 여로> 만을 듣곤 했습니다.







<진행에 김학이었습니다> 하고 끝날 때마다 내 영혼이 학처럼 날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뒤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 <밤의 여로> 제작을 위한 방송 수필을 3년 동안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필했다고 합니다.







1980년대 초 신군부에 의해 서해방송이 KBS 군산방송국으로 합친 뒤 1984년 12월 남원방송국으로 전출됩니다. 그 뒤 1992년 방송부장으로 다시 군산에 와 1년 쯤 근무하였습니다. 그는 14년 동안을 군산에서 근무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군산의 산천과 들녘과 바다를 수없이 탐닉했습니다.







1980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수필가로 등단했습니다. 그리고 방송수필집 <밤의 여로> 전 2권을 비롯하여 <철부지의 사랑연습>, <춘향골 이야기>, <호호 부인>, <오수 땅 오수 사람들>, <가을 앓이>, <아름다운 도전>, <실수를 딛고 살아온 세월>, <수필의 맛 수필의 멋> 등의 저서를 펴내면서 한국 수필상, 전라북도문화상, 전북수필문학상, 전북문학상, 백양촌 문학상, 신곡문학상, 영호남 수필문학상, 동포문학상, 임실문학상, 펜문학상, 전주시예술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김학은 남원방송국에 있을 때는 문학교실 프로그램을 설치해 문학의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는 전국의 많은 문학단체와 원로 문인들을 초청해 방송에 출연시켰습니다. 1985년도 여름 청록두 시 동인을 초청하여 시낭송회를 열어 나도 참석한 바 있습니다. 그날 지금은 고인이 된 오학영 당시 한국문협 사무국장도 함께 참석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나는 그의 배려로 군산방송국에 1년 반쯤 출연하여 전북문단을 중심으로 한 문학이야기를 주 1회씩 했습니다. 그가 전주로 가서도 몇 번 출연했습니다. 이는 출연료를 내게 주기 위한 그의 작은 배려였습니다.







1992년 겨울, 김학이 군산에 있을 때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이 김영삼에게 패했습니다. 그와 더불어 개복동 오인덕이가 했던 카페 <내리지 않는 깃발>에서 통음을 하면서 울분을 달랬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김학은 전북수필을 일구고 가꾼 선구자입니다. 그는 7, 80년대 전북 수필운동의 기수였다고 하겠습니다. 전북수필의 기치는 한국문학에 수필과 수필가의 장르를 확충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마 한국문단에 전북수필의 질량의 밀도가 가장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학은 일 욕심이 많습니다. 그는 벌써 10년 전에  전자 홈페이지를 개설한 사람입니다. 그의 홈페이지 개설을 내가 이메일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는 전라북도에서 제일 먼저 전자문학에 천착한 사람입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아침 많은 사람들에게 전자편지를 띄워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줍니다.







그는 정년퇴임 후에 모교인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교실을 열어 전담교수로 있으면서 수많은 예비 수필가들을 길러내고 있습니다. 김학은 전북수필문학회장, 전북문협회장, 전북 펜클럽회장 등 전북 문학 단체장을 거의 섭렵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전북예총회장을 꿈꾸고 있는 듯합니다. 노년으로 가는 김학의 열정과 도전정신은 참 아름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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