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싶다

2007.07.26 08:21

정영권 조회 수:95 추천:9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싶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기초반 /정영권   가장 아름답고 효과적인 화장은 미소라는 것을 실감했다.   예년에도 그랬듯이 지난 주말에 나는 1박 2일의 일정으로 하선(夏禪)캠프에 들어갔다. 입교식과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친화를 다지기 위한 화동의 시간이 되었다. 주재할 선생님이 등단하는데 그 용모와 자태를 보는 순간, 나는 “산중이라서 정말 선녀가!” 하며 찬탄을 금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돋보이는 것은 은은한 불빛 아래 고운 얼굴에서 번져 나오는 상큼한 미소였다. 밝은 낮에 본 선생님의 모습은 단아한 자태여서 참하고 깔끔하기는 하였으나 어제 저녁에 보았던 미소 띤 얼굴만은 못해 보였다.      요즈음 세간에서는 웃음이 화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웃음이 여러 가지로 좋다는 것에 토를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웃음은 세상을 밝게 하고, 서로 간에 좋은 감정을 이어주어 친교에 윤활유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유익하다고 한다.   웃음은 그 모양이나 감정 또는 의미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가가대소, 파안대소, 개구소, 교소, 미소 그리고 폭소, 희소, 고소, 냉소, 조소 또한 실소, 허소, 건소 등 가지가지다.   기쁘다든지 즐겁다든지 재미있다든지 반갑다든지 만족스러울 때 나오는 웃음이 있는가 하면, 비관하거나 허탈해서 짓는 웃음도 있으며, 남을 기만하거나 음험한 생각을 가지고 업신여기면서 흘리는 웃음도 있다. 심지어는 건성으로 아니면 가식적으로 또는 억지로 만드는 웃음도 있다.   이와 같이 여러 부류의 웃음 가운데 가장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웃음은 미소라고 생각한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글로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소리 없이 가볍게 방긋이 웃는 미소야말로 사람이 나타낼 수 있는 가장 고운 표정이 아닐까?   미소도 다른 웃음과 마찬가지로 사람이나 경우에 따라 짓는 모습이 참으로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본래 미소 띤 얼굴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마음대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도 있다. 미소 짓는 모양도 앞니 만 살짝 내 놓는가 하면, 눈만 찡긋하기도 하고, 입 꼬리만 살짝 올리기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미소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미소는 마하가섭이 석존께서 드신 연꽃을 보고 지었다는 염화미소다. 이심전심의 의미 있는 미소로 정법안장을 전수 받았으니 그보다 더한 미소가 어디 있을까?   또한 예술작품으로 가장 주목받는 미소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의 미소일 것이다. 그 미소의 오묘하고 신비스러움에 매료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가장 인간다운 미소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미소이리라. 그 미소를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무리다. 아마, 품 안에서 아기가 건강하게 젖을 먹는 모습을 그윽하게 내려다보는 어머니의 얼굴에 어린 미소정도로는 부족할까?    미소를 ‘새벽을 지나 산봉우리를 비껴 나뭇잎 사이와 그 위로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아침햇살’에 비유한다면 어떨까. 아니 그보다는 다소 은은하고 고우며 향기도 있어야 하리라. 그러기에 미소는 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도 거부감이 없고, 아름답고 향기로워 모두가 좋아하는 꽃. 세상을 맑고 밝고 훈훈하게 하는 꽃. 생활을 유익하고 풍요롭게 하는 꽃. 미소는 바로 그런 꽃이리라.   그런 미소를 나는 왜 잘 짓지 못할까? 자연의 섭리대로라면 사람 개개인의 역량은 같다고 한다. 잘난 데가 있으면 못난 데도 있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으며, 잘 하는 것이 있으면 또한 못하는 것도 있다. 나도 그러한 섭리에서 예외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왜 미소를 마음대로 잘 지을 수 없는지, 참으로 불만이다.   나는 금융서비스업의 대표 직종인 은행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친절(서비스)교육을 수없이 받았다. 그런데도 친절의 상징 또는 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소를 제대로 짓지 못한다. 많은 지적과 질책을 받았는데도 잘 안 된다. 그간 찍고 찍혀진 사진들을 살펴보아도 제대로 미소 진 얼굴을 찾아보기 어려우니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웃음이나 냉소 같은 나쁜 웃음과 억지웃음이나 건소 같은 실없는 웃음도 짓지 않는다.   왜 미소를 잘 짓지 못하는 것일까? 영기질(靈氣質)측면에서 유추해본다. 영적인 면에서 보면 맑고 따뜻한 마음을 닦지 못한 탓이 아닐까 싶다. 기적인 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사고와 낙관적인 성격이며 포용력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질적인 면에서는 태생적인 얼굴표정일지언정 밝게 가꾸어 보려는 의지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헝가리 속담에는 “미소 지어서 아름다운 사람은 선인이요, 추해지는 사람은 악인이다.”라는 말도 있다. 아무래도 쉽지는 않겠지만 좋은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애써 볼 일이다.   맑고 따뜻한 마음씨를 기르고 닦기에 힘쓰며 긍정적인 사고와 낙관적인 성격으로 두루 포용하면서 밝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도 더 늦기 전에 진정으로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싶다. (07.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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