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햇병아리 평론

2007.08.01 07:31

임두환 조회 수:80 추천:11

햇병아리 평론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기)  임두환 수필을 배워보고자 하계특강에 들어간 지 벌써 4주째이다. 지난주에는 ‘수필에 대한 체험의 소재와 운용’에 대해서 배웠고, 이번 주에는 ‘글의 제목과 서두와 결미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다.     제목은 수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먼저 제목을  훑어본 뒤 읽을거리를 정한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글을 썼다고 해도 독자가 제목에서 눈을 떼어버리면 그 작품은 실패라는 것이다. 멋진 제목을 달기 위해서 글의 내용과는 엉뚱하거나 과장되면 오히려 독자에게 배신감을 안겨준다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제목 붙이기가 쉬울 듯하면서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니란다.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제목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것이다. 수필에서 서두는 작품 전체의 첫인상을 심어주는 관문과 같아서 서두는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표현과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져 있어야 된다고 하였다. 독자는 서두를 통해 작품 전체의 내용이나 재미, 문학적 가치 등을 간파해버리기 때문에 글의 분위기나 주제의 무게, 소재의 성격에도 염두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수필에 있어서 서두는 물코를 트기 위한 실마리여서 본문과 결미와도 동떨어지지는 않는지 한 번쯤 음미해보라고 하였다. 결미 역시 서두와 마찬가지로 중요하며 서두와 결미는 쌍두마차나 다름없다고 하였다. 마무리 부분의 결미가 어떻게 씌어졌느냐에 따라서 작품의 가치와 문학적 성패가 결정된다고 했다. 수필에서 결미가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거나 감동이나 공감적인 요소가 적고, 여운마저 없다면 수필로서 실패작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교수님께서는 수필에 있어서 제목, 서두, 결미가 매우 중요하다며‘행촌수필’이나‘전북수필’중에서 멋지고 호감이 가는 제목, 서두, 결미 중 베스트10을 각각 뽑아서 다음시간에 발표해보라는 숙제를 내셨다. 나는 회원으로 가입돼있는 행촌수필(제11호)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행촌수필 11호에 게재된 59편의 작품 중 초대작, 수상작, 등단작을 제외하고 일반작품 52편을 대상으로 햇병아리 평론에 들어갔다. 〈 제목부문: 베스트 10 〉 1위: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배윤숙)   2위: 석류 먹는 여자(최화경)   3위: 세월은 저 홀로 가지만(조내화)   4위: 보살피면 약해지거늘(신기정)   5위: 팝콘과 영화(최정순)   6위: 사랑이 무엇이기에(이수홍) 7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김금례) 8위: 쌍선봉의 눈꽃(고재흠) 9위: 늙은 페트병(유영희) 10위:개 아버지(이기택)를 선정하였다. 〈 서두부문: 베스트 10 〉 1위: 쌍선봉의 눈꽃(고재흠): 쌍선봉 전체가 눈꽃천지다. 햇빛을 받은 눈꽃은 오색영롱하고 현란한 모습이다.   2위: 내고향 솔뫼(윤재선): 고향! 생각만 해도 코끝이 찡해지고 눈언저리가 촉촉이 젖어드는 애틋한 단어다. 3위: 팝콘과 영화(최정순): 날씨 한 번 좋다. 집에 그냥 있으려니 너무 억울하다. 4위: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배윤숙): “어디사시우?”지팡이를 짚고 동네 경로당으로 가시는 친정엄마 연세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님이 물었다. 5위: 내 문학의 꿈이 싹트던 시절(최준강): 내가 살았던 고향마을은 변산의 남쪽분지로서 초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동네였다. 6위: 늙은 페트병(유영희): 바람이 불자 길에 버려져 있던 페트병이 데굴데굴 굴러 발밑에 멈췄다.   7위: 그 겨울의 따뜻한 선물(이영열): 발이 시리다. 양말을 찾아 서랍장을 열었다. 8위: 개 아버지(이기택): ‘개 아버지!’미소를 머금고, 나를 빤히 바라보면서 내 뱉는 아내의 소리이다.   9위: 색 중의 색, 블랙의 매력(이민숙): 영화관에 들어갔다. 화면이 열리면서 밝은 빛을 받아 하나씩 색들이 나타난다.   10: 후회(조종영): 후회란 어리석음의 결과다. 그런데 내가 인생을 후회와 함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결미부문: 베스트 10 〉 1위: 마음의 거울을 닦아야(이윤상): 올해의 마지막 한 달을 보내면서 낙엽처럼 내 욕심을 다 털어버리고 먼지 낀 내 마음의 거울을 깨끗이 씻어야겠다.   2위: 그 겨울의 따뜻한 선물(이영열):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닌 작은 것에서부터 비롯되는가 보다. 3위: 팝콘과 영화(최정순): 극장 매점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것이 팝콘이란다. 영화가 흥하면 팝콘도 많이 팔린다니, 영화와 팝콘은 뗄 수없는 관계라고나 할까. 4위: 내 문학의 꿈이 싹트던 시절(최준강): 호롱불을 켠 채 새벽닭 울음소리를 듣고 난 겨울날 아침에 세수를 하면 새까만 콧물이 나왔었다. 5위: 사랑이 무엇이기에(이수홍): 서편제 영화를 보고 애환과 한이 담긴 그 소리와 그 북소리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영화 ‘천년 학’을 보고는 내가 판소리와 북을 배우며 면역이 되었지만 우리 소리와 북장단의 멋에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았다. 6위: 내 고향 솔뫼(윤재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고 이제는 1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7위: 개 아버지(이기택): 개는 개답게 길렀으면 좋겠다. 인간본위의 지나친 과보호가 아니라 정으로 길렀으면 한다. 8위: 대밭에 돋는 죽순은(김인순): 담양 죽녹원 대밭에 차 꽃이 벙글었다. 그 날 새벽에 맛본 청아한 향내를 차 꽃이 핀 대밭에서 다시 맛 볼 줄이야.   9위: 초라한 천국(김재희): 별로 따뜻할 것도, 풍족한 것도 없는 공간이건만 그리도 좋을까.   10위: 내가 모신 상사(장병선): 좋은 상사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항상 유머가 넘치며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제목, 서두, 결미 베스트 10을 각각 뽑아 보았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듯이 읽었던 글이었는데, 내 자신 평론가가 되다보니 예전과는 달리 관심을 가지고 몇 번이나 음미하며 되풀이해서 작품을 꼼꼼히 읽어야 했었다. 교수님께서 왜 이런 숙제를 내주셨을까? 아무래도 이론과 실습을 통하여 햇병아리들의 수필을 보는 눈을 조금씩 트이게 하시고 싶었으리라. 뚜벅뚜벅 걸어도 황소걸음이라 했고, 시작이 반이라 했다. 걸음마 단계에 있는 나도 발걸음만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등단의 영광을 차지하리라 믿는다.                                      ( 2007. 7.  31. 하계특강을 받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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