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천년문화가 흐르는 살기 좋은 도시, 전주

2007.10.19 12:38

윤상기 조회 수:192 추천:10

<제1회 도시의 날 제정기념 글짓기 공모 장려상 수상작>    천년문화가 흐르는 살기 좋은 도시, 전주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윤상기 고향을 떠나온 사람에게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이 그리움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인 것이다. 살다가 그리울 때나 즐거울 때마다 원초적인 귀향의 심정이 솟아나는 것은 당연하다. 인간은 고향에서 태어났고 돌아감의 순환이 고향을 원점으로 해서 이루어지며 연어처럼 모천으로 회귀하는 귀소본능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전주는 노령산맥을 기점으로 형성된 산줄기를 따라 동, 남, 북이 산으로 둘러 쌓여있으며 서쪽은 넓은 호남평야가 펼쳐진 인심이 후하고 살기 좋은 고장이다. 내 고향 전주는 천년의역사와 문화적 전통이 숨 쉬는 도시이다. 마한시대, 백제 거쳐 이조시대에는 이곳에 전라도를 관할하는 전라도 관찰사를 두었다. 전주의 관영은 전라남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던 명실상부한 호남의 수도 일 번지었다. 전주는  옛 지명이 완산(完山)으로 온전할 완자를 썼고 현재의 지명도 전주(全州)로 온전 전자를 썼다. 글자그대로 완전하고 재해가 적은 도시이다. 이러한 영향은 남쪽에 우뚝 서서 지탱해주고 있는 노령산맥과 지리산이 태풍의 진로를 막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는 예부터 전주팔경이란 좋은 풍경을 가지고 있다. 전주팔경은 전주의 뛰어난 풍광으로 기린토월,(麒麟吐月) 한벽청연(寒碧晴烟), 남고모종(南固暮鐘), 다가사후(多佳射帿), 비비낙안(飛飛落雁), 덕진채련(德津採蓮), 위봉폭포(威鳳瀑布), 동포귀범(東浦歸帆)을 포함한다. 나는 고등학교시절까지 전주권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조용하고 후덕한 전주란 도시에서 자랐다. 졸업 후 서울이란 도시에 올라가서 살아보았다. 문명적 극단적인 발달과 삶의 방식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늘 외톨이였다. 출퇴근 시 버스 속에서 북적거리는 인파가 싫었고, 마치 속도전을 연상하는 빠른 발걸음이 싫었다. 살면서 생각할 여유가 주어지지 않고 삶의 전쟁터에서 최후의 승리자만이 선택되는 경쟁사회인 대도시가 싫었다. 서울에 살면서 고향에 내려갈 기회가 주어지면 며칠 전부터 잠을 설치며 고향의 꿈을 꾸었다. 전주에 내려오면 마시는 공기부터 달랐다. 연초록색 숲에서 내려오는 공기는 부드럽고 신선하다. 고향에 오면 오염에 찌든 심폐기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공기를 힘껏 들이마신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같이 호연지기를 길렀던 삼나무가 울창한 완산칠봉 팔각정에 올랐다. 전주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며 동으로는 멀리 진안운장산, 기린봉, 남으로는 모악산, 오봉산. 북으로는 익산 미륵산, 서로는 만경강을 끼고 광활한 호남평야가 눈앞에 펼쳐진다. 나는 고향에 올 때마다 내 인생 후반의 삶을 전주서 살려는 신념 속에서 살았다. 그러나 서울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교육문제, 주거문제, 수많은 난제가 앞을 가렸다. 마침 회사에서 호남지역을 관리할 인원을 찾고 있었다. 내 나이 45세 되던 해에 나는 두말없이 지원했고, 이 기회에 아주 전주에 눌러 살기를 작정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역시 고향 전주는 포근했다. 날 사랑하는 형제와 친척을 만날 수 있었고, 어릴 적 죽마지우는 물론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어울려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주도 어린 시절의 넉넉했던 인심이 사라지고 삭막한 도시로 변하고 있었다. 회색빛 시가지와 우뚝 솟은 아파트가 마음을 서글프게 하였다. 그동안 발전한 전주를 생각하면 다른 도시에 비해 성장속도가 느렸다. 과감한 인구 유입정책에 실패했고 무분별한 도시의 난개발로 기형적인 도시로 형성되었다. 삼천 천변에 조성된 판상형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은 많은 교통문제를 유발시켰고, 도심의 숲을 조성하지 못했다.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길을 막아 기존 시가지에 들어오는 공기를 차단시켰다. 그 결과 도시의 열섬현상으로 여름철 전주의 온도가 전국에서 1,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의 생활환경에 많은 환경피해를 주고 있다. 그러나 전주는 도시의 성장 속도가 느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신이 유보해둔 천혜의 땅이었다. 아직도 주변에는 아름다운 숲과 청정호수가 널려있다. 이러한 도시의 장점을 살려 잘 가꾸고 계획하면 살맛나는 도시가 될 것이다. 이제 전주는 눈부신 도시 발전을 앞두고 있다. 구 도심권은 전통문화 중심도시로 한국 고유의 멋과 맛을 알리고 체험하는 역사적인 도시로 계획되고 있다. 전주에서 진행되는 축제를 보면,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종이문화축제, 전주세계소리문화 축제, 전주대사습놀이, 전주 풍남제, 전주 한옥마을 김장축제, 전주연꽃 예술축제,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등이 있다. 외곽지역으로 진행되는 신도심개발은 전주3공단, 서부 신가지 개발, 기업혁신도시 법조타운, 연구단지 등이다. 앞으로 도시의 과제는 새만금개발을 전제로 한 대형 비행장건설과 전주와 연계된 역사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적인 도시가 만들어져야한다. 최근 전주는 전통문화체험관광도시로 선정되었다. 다양한 문화적인 축제와 볼거리를 제공, 체험하고 돌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전주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발걸음을 돌린다면 전주는 영원히 낙후를 탈피하지 못할 것이다. 전주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작은 미소와 친절, 정다운 말 한마디의 힘이 필요한 때이다. 도시의 발전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행정기관은 도시 기본계획의 틀을 잘 수립하여, 어떻게 하면 전통문화와 현대가 어우러진 계획을 세울까 고심해야 한다. 전주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부를 드린다, 너무 지역이기주의에 집착하지 말고 먼 장래를 내다보고 서로 양보하고 협조해 살맛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금 생각해보니 인생 후반전을 내 고향 전주에서 살기로 한 나의 선택은 정말로 후회 없는 선택이 되었다. 내가 원하는 곳에서 참답고, 성실하게, 화목한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나의 축복이다. 미래의 전주는 살고 싶은 도시, 행복한 도시, 꿈이 있는 도시, 더불어 잘사는 도시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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