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비엔나에는 비엔나커피가 없다

2007.10.19 15:04

공순혜 조회 수:133 추천:6

비엔나에는 비엔나커피가 없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윤원 수필창작과정 목요반 공순혜 아름답고 호화로운 성 슈테탄 대성당을 바라보며 비엔나 옛 시가지 광장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신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꿈 많은 소녀시절부터 얼마나 와 보고 싶었던 비엔나였던가! 이제 다 늙어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되어 와 보다니, 허망하게 흘러가 버린 세월이 아쉬웠으나 지금이라도 와 볼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되었다. 슈테탄 대 성당은 300년에 걸쳐 세워진 고딕 스타일의 136m의 두 첨탑이 있는 빈의 얼로 종교예술의 진수를 보여 주는 곳이다. 음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음악의 고장인 이곳에서 세계 3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오페라하우스,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 베토벤, 브람스, 모차르트, 슈베르트의 묘지들을 직접 본다는 것도 감격이었다. 특히 슈베르트를 좋아해 슈베르트 묘지 앞에서 예쁘게 사진도 한 장 찍었다. 빈 소년 합창단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들었던 합창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했다. 찰스부르크에 있는 모차르트 생가는 노란색으로 칠해 놓아 찾기 쉬웠다.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제트라이데 거리에 있었다. 지금은 기념관으로 공개되고 있다.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한 곳이기도 하단다. 작은 도자기 접시에 모차르트 생가와 모차르트 초상화를 넣은 기념품을 하나 샀다. 쇤부른 궁전은 합스부르크왕가의 여름궁전으로 사용되었다는데 아름답고 웅장한 바로크 양식으로 1441개의 방과 수많은 분수와 연못이 장관이었다. 미라벨 궁전의 장미화단은 갖가지 모양으로 꾸며놓아 예술작품 같았다. 페가수스 분수에는 신화의 4요소 공기-지옥의 여왕 강탈 흙-엠테우스를 질식시키는 헤라클래스 물-이어니스 불-파리니를 상징하여 조각해 놓았다. 특히 궁전 뒤 쿠어정원 계단은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의 도레미송 마지막 장면을 찍은 곳이라니 너나없이 사진 한 장씩 찍으려고 순서들을 기다리는 곳이었다. 그밖에 프로리안 동상(소방수들의 수호성인),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등, 볼거리가 수없이 많았다. 또 이곳에는 유료화장실이 많아 무료화장실을 찾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였다. 이 정신없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스왈로브 크리스탈 장식품이 유명하다니 딸과 며느리의 목걸이 하나씩을 샀다. 애들이 기뻐할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찰즈부르크 동쪽 찰즈부르크주와 상부 오스트리아 주에 걸쳐있는 찰즈캄머굿은 지질시대 빙하로 깎인 골짜기에 그림 같은 호수들이 자연이 만든 예술품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트라운호수는 찰즈캄머굿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호수 한 가운데 <호수의 성>이 우뚝 솟아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크리펜시타인 호수는 찰즈캄머굿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가 있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구름과 함께 눈으로 덮여있는 알프스의 봉우리들을 감상하면서 사진도 찍고 에델바이스란 노래를 합창하면서 트랩대령과 마리아 일곱 명의 자녀들이 스위스로 가기 위해 올라오는 광경을 상상하면서 행복해 했다. 비엔나에는 특별히 비엔나커피라는 것이 없다. 아인슈패너 커피라고 하여 카페로 들어오기 어려운 마부들이 한 손에 말고삐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설탕과 생크림을 넣은 커피를 마차 위에서 마시게 된 것이 시초였는데 후에 비엔나 사람들은 아인슈패너, 멜랑쉬, 에스프레소 등의 커피콩을 오래 볶아 진하고 풍부한 향을 내는 커피를 선호하면서 비엔나커피라고 하여 세계적으로 비엔나에 가면 '비엔나' 커피를 꼭 마셔보아야 한다는 것이 상식처럼 되어 있다. 아무튼 이런 기초상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행하게 된 젊고 세련된 젊은이 일행들은 가는 곳마다 커피를 마셔댔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와 비엔나커피를 마셔보겠느냐며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이건만 분위기에 휩쓸려 자제력을 잃고 나도 마셨다. 내 위(胃)상태도 생각지 않고 마셔댄 멜랑쉬 때문에 집에 도착하자 앰뷸런스에 실려가 입원하는 신세가 되었다. 무엇이든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교훈을 잊어버린 탓에 자식들을 걱정시키며 고생깨나 한 여행 후유증이었다. (2007.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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