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난 사람과 된 사람

2007.12.05 04:15

조규열 조회 수:73 추천:7

난 사람과 된 사람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수요반 조규열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막상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다른 동물보다 발달이 늦고 미미하기 그지없었다. 다른 짐승들 대부분이 어미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 몸을 가누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어미젖을 빨고 스스로를 움직여 적응해 가는데 비해 인간은 엄마나 어른의 도움 없이는 어느 한 가지도 해결할 수 없는 연체동물이나 마찬가지 모습이니 말이다. 그러나 인간이 성장하면서 신체적인 발육과 함께 말과 글을 익히고 지덕체의 능력과 힘을 키우며 신변처리 능력은 물론 이해력과 판단력을 기르게 되면서 천하에 없는 힘센 동물이나 짐승들이라도 사람의 지혜 앞에 대적할 존재가 되지 못한다.   예전에는 개인이나 국가나 생활형편이 어려워 대부분 고등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중등교육마저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모두가 생활이라는 굴레에 묶여 못 배운 한을 지니고 살면서도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살았으니 모두가 배움에 비해 사람다운 생각과 도리를 아는 말하자면 ‘된 사람’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생활형편이 나아지고 의식이 깨어 대부분 고등교육까지 받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어학연수나 유학을 나가는 경우도 많다. 또, 다양한 방법으로 최고 수준의 전문교육과 엘리트교육을 받는 등 교육수준이 매우 높아졌는데도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공익을 앞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이기보다 남이야 어찌되던 나만 좋고 이로우면 그만이다는 생각을 지닌 이른바 ‘난 사람’ 이 주류를 이루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경향으로 직장이나 사회 전체 분위기가 변화되고 있어 문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교육열이 높고 ‘남들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하랴’하는 과욕에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취업을 핑계로 대학원까지 20년 넘게 교육을 받고 직장이나 사회로 진출하나 대부분 제대로 써 먹지도 못하고 간판만 내세우며 대인관계나 공적인 직장 분위기에 오히려 위화감만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못마땅해 한다. 말하자면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하며 많이 가르치고 폼 나게 키웠지만, 자기의 주장이나 요구는 높아지고 책임이나 의무 수행을 외면하는 비인간적이고 자기 합리화에 빠진 젊은이들이 많아 투자에 비해 얻어지는 효과는 미약하니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가!   더구나 자기가 못 배운 한을 자식을 통해 보상 받으려는 잘못된 기대심리로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외면한 채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과잉보호와 남이야 어찌되든 기죽이지 않게 키우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우리 속담에 ‘못 생긴 소나무가 선산을 지키고, 못 배운 자식이 효도 한다‘ 는 말이 실감난다고나 할까! 아무튼 너무 많이 주고 지나치게 잘 해 주어 문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많이 배우고 잘 알고 능력이 있는 난 사람들이 올바른 마음가짐과 건전한 생활 태도를 가지고 더불어 살아간다면 진정 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우리 사회는 좋은 모습과 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이 아닌가! 이제부터라도 모든 사람들이 잘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의 뜻을 되살려 자기의 분수를 알고 위아래를 헤아리며 서로 믿고 살아가는 복된 사회를 이룩하는 지혜와 슬기를 모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얼마나 많이 가졌고 배웠느냐보다 어찌해야 바르게 살고 사람다운 생각과 행동으로 함께 헤아리며 더불어 살아가느냐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첩경일 테니 말이다. 우리는 지금 국경과 인종, 언어와 문화 등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공동의 이익과 번영을 위해 함께 하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친구이자 가족이며 이웃사촌이라는 공동체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신뢰와 정의, 도덕이 존중되는 복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나부터, 우리 가족부터 잘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부터 모범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나는 40여 년을 교육자로서 제자들에게 미래를 열어갈 꿈과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우리 모두의 희망이라는 사명감으로 내 아이들 못지않게 열과 성을 다하여 가르치고 뒷받침하며 성실하게 외길 인생을 살아왔다. 그런데 얼마 전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마무리하고 아이오하주 ㅋ대학 교수로 가게 된 아들이 부모님의 성실한 삶을 거울삼아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잘하겠다는 다짐을 전해와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실력 있는 교수요, 인품과 덕망을 겸비한 학자로서도 인정받고 조국의 명예와 우리의 자존심을 드높이라고 당부하였다. 내가 해외 나들이에서 직접 보고 부러워했던 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일본 사람들이 어린 자녀들에게 공중도덕심을 일깨워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하며 추운 겨울에도 내복을 입히지 않고 강인한 정신력을 키우려는 노력이었다. 둘째는 미국인들이 사회 질서와 정해진 법규를 철저하게 지키면서 자율과 인권을 존중하며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기부하여 성실하게 공동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산교육의 모습이었으니, 그들 모두 난 사람보다는 된 사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높은 도덕성과 사회정의를 우리 젊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한편으로 가슴 뿌듯했던 기억도 있다. 내가 세계 제일의 하버드대학 교정에 몇 차례 들를 기회가 있었는데 갈 때마다 하버드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교정을 거니는 우리의 젊은이들이나 국민들을 볼 수 있었고, 뉴욕 맨하탄 빌딩 숲 속에 자리 잡은 한인들의 위풍당당한 모습이며, 유엔 건물의 최고 책임자가 한국인이란 사실에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자부심을 느꼈던 점이다. 또, 우리도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열었고, 며칠 전 세계에서 평균지능이 제일 높은 나라는 우리나라라는 통계를 보고 이왕이면 잘 나고도 된 사람들이 많아져서 서로 믿고 살맛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싶다. 다행히 우리 주변에도 연말연시를 앞두고 자선냄비나 바자회, 일일 찻집 등을 운영하여 모아진 성금으로 김장을 담가 나누어주거나 연탄이나 쌀을 사서 어려운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장애인들에게 전하는 훈훈한 인정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남몰래 복지시설이나 장애인 가정을 찾아 노력봉사를 하는 등 선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어 어려운 이웃들이 결코 춥고 배고픈 겨울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어 나도 작지만 도움의 손길을 전할 생각이다.   인간은 꿈이 있기에 어려움과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특히 우리 민족은 숱한 국난과 내외 환란을 슬기롭게 이겨내며 나라를 지키고 민족문화와 전통을 꽃피워 온 저력을 발휘해 왔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 힘없고 어려운 이웃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서로 돕고 배려하는 인정 속에 꿈과 희망을 키우며 의욕적으로 밝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진 사람들과 난 사람들이 된 사람의 면면을 본받아 서로를 감싸고 베풀며 함께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우리 앞에는 제17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정국이 시작되어 12명이나 되는 후보들이 저마다 적임자라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한 몸 바쳐 일 잘하겠다고 다양한 공약과 비전을 내세워 자기를 뽑아 달라고 외치며 전국을 누비고 있다. 이번 기회에 그들의 능력과 사람됨을 꼼꼼히 살펴 양심에 따라 법과 원칙을 지키며 나라를 바로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아 세계의 중심에서 초일류국가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200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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