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계룡산

2008.09.19 08:55

최순호 조회 수:81 추천:10

계룡산(鷄龍山)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최 순 호   옛 선지자들은 조선조의 도읍인 한양 땅의 지기(地氣)가 쇠약해지면 계룡산이 나라의 중심지가 되리라고 예언했었다. 예언서에 이런 얘기들이 나온다. 계룡산 아래에 서울이 될 만한 땅이 있다. 계룡산 시대는 길지 않을 것이나  밝고  훌륭한 임금과 올바른 신하가 나오리라. 또 때를 맞아 종교가 크게  일어나고 어진 재상과 슬기로운 장수, 훌륭한 종교인과 문인들이 무수히 출현할 것이며, 이들이 아름다운 문화(풍속)를 활짝 꽃피우리라 했다. 선지자들은 왜 계룡산을 우리나라 도읍지로 꼽았을까? 계룡산에 서린 정기가 그만큼 빼어나기 때문이리라.   백두대간의 어름에서 큰 산맥 하나가 갈라져 서쪽으로 뻗어 내린다. 이 산맥을 금남호남정맥이라 부른다. 계룡산은 금남정맥의 끝자락에서 솟아 오른 명산이다. 계룡산을 산태극수태극이라 부르기도 한다. 금남정맥이 백두대간과 갈라진 곳은 또 금강의 발원지이다. 금강은 금남정맥의 동쪽 기슭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다가 계룡산을 북쪽에서 휘감아 주며 서해바다로 들어간다. 금강  또한 태극형상으로 흐른다. 이 때문에 수태극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풍수가들은 계룡산을 산태극수태극이 어우러진 천하명산이라 높이 예찬하며 우러른다. 주역에 따르면 태극은 삼라만상의 근원이다. 태극에서 만물만상이 갈라져 나왔다. 산맥이나 강물도 태극형상으로 굽이쳐 왔기 때문에 계룡산을 극히 귀하게 평한 것이다. 계룡산은 해발  845미터밖에  안 된다. 천 미터가  넘는 산들이 수두룩하게 솟아오른 우리나라에서 계룡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 한데 계룡산 최고봉인 천황봉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엄청나게 넓은 시야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맑은 날 계룡산 정상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소백산 어름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연봉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백두대간의 모습은 흡사 거대한 용과 같다. 서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서해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경기도로 뻗은 한남정맥이, 남쪽으로는 내장산과 무등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이 보인다. 전망이 이렇게 탁 트여 그 시야가 남북 천여 리, 동서 오백여 리에 이르니 과연 엄청난 기상을 품고 있는 산이 아닐 수 없다.   계룡산의 아름다움과 그  신령스런 분위기를 묘사한 전설이 많다. 그중 빼어난 것으로 조선왕조 성종 때 서거정이 한시(漢詩)로 읊은 한가로운 계룡산 구름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계룡산 높고 높아 푸른 층층 솟았는데     맑은 기운 굼실굼실 장백에서 달려왔네     산에는 못이 있어 용이 살고     산에는 구름 있어 만물을 적셔주네     내 일찍이 이 산속에서 놀아보았더니     신령스러움 다른 산과 사뭇 달랐네     구름 모여 비가 되어 천하를 적실 제는     용은 구름을 부리고 구름은 용을 따르네   계룡산 주맥이 갑사계곡을 품은 듯 반원형으로 빙 둘러섰다. 연천봉‧문필봉‧관음봉‧쌀개봉‧삼불봉‧수정봉 등이 열을 지어 병풍처럼 솟아있다. 모두들 그 이름만큼 생김새가 수려하고 아름답다. 온화하면서도 힘차게 생동하는 봉우리 봉우리마다 성스러운 기운이 감돈다. 문필봉에도 똑같이 생긴 봉우리 네 개가 나란히 늘어섰는데 붓처럼 생겼다 해서 문필봉이란 이름이 붙었다. 문필봉의 네 봉우리와 연천봉‧ 관음봉을 합쳐놓고 보면 풍수학에서 말하는 선교의 형상이다. 선교(仙橋)란 이름 그대로 선계로 들어가는 다리라는 뜻이다. 계룡산 최고봉인 천황봉은 주산이다. 천황은 하늘의 황제 곧 하느님이다. 천황봉처럼 단정하고 웅장하게 생긴 삼각형의 산을 자기성(紫氣星)이라 부른다. 계룡산은 선인단좌형(仙人壇座型)이라고도 한다 극히 귀하게 여기는 형태이다. 관음봉에는 계룡산 전망대가 있다. 삼불봉은 부처님 세분이 나란히 서있는 형상이다. 새해맞이 해돋이 때에는 갑사에서부터 인산인해를 이룬다. 쌀개봉에는 고려시대 한 도승이 중국 유학을 한 뒤  이곳에 왔다가 바위의 앉음새를 보고 그 자리에다 절을 짓기로 하였다. 하룻밤을 그곳에서 노숙한 도승이 아침이 되어 먹을 것을 찾다 바위 작은 구멍에서 쌀 한 줌을 발견해 그것으로 밥을 지어먹고 절을 짓기 시작하였는데 매 끼니때마다 딱 한 끼 분량의 쌀이 계속해서 그 구멍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 뒤 목수들을 데려오면 그 목수들이 다 먹을 만큼의 쌀이 나와서 절을 완성 할 수 있었다. 절을 다 지은 뒤 도승이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게 되자 한 스님이 그 구멍을 파내면 많은 쌀이 나와 큰 부자가 될 수 있으리란 생각에 구멍을 파 보았지만 더 이상의 쌀은 나오지 않고 한 마리의 새가 날아와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죽고 말았다는 전설이 있어 쌀개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한다. 쌀개봉은 상봉과 이어진 능선의 꼴이 닭의 볏처럼 생겼다고 한다. 계룡산은 연이은 봉우리들이 마치 아홉 마리의 용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구룡산이라고도 불렸으니 지형적 특성이 수많은 전설과  예언까지 지닌 영산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계룡산은 전국 각지에서 등산객들이 모여든다. 산행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울긋불긋한 등산복의 선남선녀들이 배낭을 메고 이마에 송골송골 땀을 흘리며 등산하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수목이 울창한 심산유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영혼을 맑게 하여 세속의 때를 씻어주고 선경에 머물게 한다. 사색하기에 여유로운 공간도 제공해 주어 더욱 즐겁다. 산은 우리에게 관용을 일깨워 주고 부질없는 과욕과 권력의 허망함도 깨닫게 해 주는 도량이다. 계룡산은 능선이 천연성곽을 연상케 하여 처럼 생겨서 흥미진진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그처럼 아름다운 명산의 사하촌(寺下村)에 사는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나무아미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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