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웰빙과 웰다잉

2008.09.21 09:43

오명순 조회 수:86 추천:9

웰빙과 웰다잉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오명순 우리는 누구나 잘 살고자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산다고 할 수 있을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 돈이 많은 부자로 사는 것, 명예를 누리며 권세를 가지고 천하를 호령하는 것, 그게 과연 잘 산다는 것의 정의일까. 조금씩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공통의 소망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웰빙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하는데 웰다잉을 위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언제부턴가 웰빙이라는 말이 우리 곁에 다가 와 낯설지가 않다. 먹는 음식은 물론이고 주거, 가구, 옷 등 어디에나 웰빙이라는 단어를 앞세우면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며 모여 든다. 사람들이 오래 살고 싶어하는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역사 속에서 대표적인 사람으로 진시황을 빼놓을 수 없다. 불로초를 찾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그도 영원히 살지 못하고 한 줌 흙으로 돌아갔지 않은가.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고 한다. 그것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영역을 신에게 의지하여 영혼의 평안함을 누릴 수 있어서 육신의 건강도 덤으로 얻는 결과이리라. 꼭 오래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은 아니다.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의 생활습관과 먹는 음식을 살펴보면 20년 뒤 나의 건강이 어떤 상태일지 상상해 볼 수 있다는 어느 강사의 말이 되새겨진다. 무공해음식, 칼라후드, 운동 등 웰빙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할지라도 긍정적인 생각과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어제까지 잘 살고 있던 사람이 어느 날 귀한 생명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한다. 그들이 잘 사는 방법을 몰라서 자살했을까.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좀 더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리 쉽게 생명을 끊지는 않았으리라. 태어난 것도 내 의지로 태어난 것이 아니듯이 죽는 것도 내 마음대로 죽을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그것은 생명을 주신 그 분에 대한 배반이고 죄를 짓는 일이다. '응애!' 아기가 태어나면서 내는 울음소리다. ‘까르르!’하고 웃으며 태어날 수도 있는데 왜 하필 울음으로 시작할까. 부모는 기쁨으로 아기를 맞이하는데 무엇이 그리 슬퍼서 울기부터 하는가. 앞으로 살아야 할 삶이 만만치 않을 것을 미리 알기라도 하는 듯 숨이 넘어가게 울어 댄다. 두 주먹 불끈 쥐고 있는 모습은 또 어떠한가. 좀체로 펴지 않을 듯 단단하게 쥐고 있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기세다. 그렇게 세상을 움켜잡을 듯 주먹 쥐고 태어났지만 원한에 사무친 사람 외에는 주먹을 쥐고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태어났으면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길이 죽음이고, 육신을 가지고 영원히 산다면 그것 또한 비극이다. 새 생명이 태어날 때 기쁨으로 맞이했듯이 돌아 갈 때도 기쁨으로 보낼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가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태어나면서 지고 왔던 수고와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고 영원한 안식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오히려 축하해 줄 일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나에게 돌을 던질까? 하지만 나는 내 아들에게 절대로 울면서 나를 보내지 말라고 말해야겠다. 잠시 헤어지지만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웰다잉. 잘 죽을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내려놓고 죽는 것이다. 태어날 때는 욕심을 가지고, 주먹을 쥐고 태어났지만 죽을 때는 주먹을 펴고, 욕심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것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주고 가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사랑도 더 살고 싶은 욕심까지도 버린다면 울면서 태어났지만 웃으면서 갈 수 있을 것이다. 웰빙이 우리의 삶을 더욱 윤기 있게 해 준다면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웰다잉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다 보면 세상이 좀 더 따뜻해지고 사랑이 넘칠 것이다. 그리고 떠날 때 훨훨 날 수 있게 더 가벼울 것이다. 내가 꿈꾸는 웰다잉! 그것은 웃으면서 죽는 일이다. 그런데 바로 당신은 지금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2008. 9. 20.)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1
전체:
214,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