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blue>밥상머리 교육

2009.01.15 13:28

최기춘 조회 수:105 추천:6

밥상머리교육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최기춘 요즘 세 살배기 손자 재현이와 나는 밥상머리에서 자주 신경전을 벌인다. 심판을 보는 아내의 편파판정으로 항상 내가 판정패를 당하니 여간 억울한 게 아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데……. 옛날 어른들은 자식들에게 밥상머리에서 가족들의 소중함은 물론 웃어른과 선생님을 존경/*고, 고마워할 줄 알며, 친구의 소중함을 알도록 기본적인 인성교육을 가르쳤다. 특히 내 집에서 귀하게 대접받고 자란 아이는 사회에서 대접받기 어렵다고 엄하게 꾸짖으며 가르쳤다. 가정이 아니면 가르칠 수 없는 덕목이 많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아버지가 먼 곳으로 출타를 하셔서 저녁에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솥에서 아버지 밥을 먼저 담아 아랫목에 묻어놓고 우리들의 밥을 펐다. 그리고 특별한 음식이라도 준비한 날이면 아버지가 안 오시면 아버지가 오실 때까지 기다려야했다. 비단 우리 집뿐만이 아니라 옛날에는 으레 다 그랬었다. 요즘은 가정에서 아이들이 제멋대로 장난을 치면서 떠드는가하면 잘못을 저질러도 기죽는다고 꾸중을 하지 않고 방관할 뿐더러 밥을 먹을 때도 어서 먹고 학원에 가라고 어른들이 수저를 들었는지 살필 여유가 없다. 살필 여유가 없는 게 아니라 아예 아이들부터 차려 주면서 어서 먹으라고 한다. 이렇게 키우다보니 웃어른이나 선생님을 존경할 줄도 모르고, 친구 간에 양보할 줄도 모를뿐더러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간할 줄도 모른다. 가정에서 인간의 기본을 잘못 가르쳐 학교에 보내니 이련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얼마나 힘들지 학부모들은 곰곰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학교에서도 수업시간에 제멋대로 잡담을 하고 떠드는가하면, 잠을 자는 학생을 깨우면 깨웠다고 선생님께 대드는 일도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사소한 꾸지람만 해도 울면서 집으로 가버리기 일쑤란다. 옛날에는 선생님께 꾸지람을 들었다거나 종아리를 맞아도 오히려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했었다. 꾸지람을 들었다거나 매를 맞은 일이 부모님께 알려지면 부모님은 집안망신을 시켰다고 더 큰 꾸중을 하시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사소한 꾸지람이라도 듣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면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교감이나 교장선생님께 담임을 비방하고 사과를 하라고 야단이란다. 여기에 매질을 하게되면 학생들은 핸드폰으로 촬영하여 인터넷에 동영상으로 올리고 학부모는 물론 사회단체와 언론들까지 나서서 선생님을 매도한다. 그러니 선생님들이 소신과 사명감을 갖고 아이들 교육에 매진하기 어려울 것이다.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학부모, 사회단체 , 언론을 의식하고 소신껏 가르치지 못하고 학생들의 비위를 맞추는데 급급하다 보면 과연 우리의 교육은 어디로 갈 것인가? 실로 나라의 장래가 걱정이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소신껏 가르치면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옛날부터 교육열이 높은 나라였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모든 희생을 감수한다. 학원비를 마련하려고 노래방 도우미로 나서는 어머니들도 있다니 자녀교육에 대한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열정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사례라 할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을 너무나 지나치게 잘 하려다보니 오히려 중요한 부분을 소홀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의 기본은 밥상머리에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될 것 같다. 언젠가 우리나라 어느 대재벌 회장은 아침식사는 온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서 한다는 말을 듣고 큰 감명을 받은 바 있다. 지금은 농경사회와 달라 가족들이 저마다 하는 일이나 직장에 출퇴근하는 시간도 다르지만, 하루에 한 끼라도 온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밥상머리 대화를 통해 가족애를 다지고 어린이들에게 사람이 지켜야할 도리를 차근차근 가르쳐야 할 것 같다.                                                                         (2009.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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