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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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언어

2004.08.12 07:04

순례자 조회 수:131 추천:1

[태초의 언어]


순례자


타인과의 대화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때가 많더군요.
우선 나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어줄 타인이 없고,
대화의 수단인 언어도 공허한 모순의 부호들일 뿐입니다.

하는 수 없이 나 자신을 대화의 상대로 삼아야 하겠는데
여기에서도 상호의 의견교환이나 절충 같은 건 안되고
일방통행적으로 나의 상태와 생각을 또 다른 나에게 알리고 약속
하는 게 고작이라는 말씀이시지요?

언어의 아메바 운동과도 같은 태초의 몇 마디를 말하기가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히 필요하며,
또 그것을 찾아내는 일이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를 이 시를 통하여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원작제목 : 약속
⊙ 작가/시인 : 홍인숙(Grace)
⊙ 글 번 호 : 11673 (2002년 0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