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픔이 있으면


청학

버둥대며 퍼득질하는
풍댕이를
멀건 마음으로 볼수있는것
마음이 평평하다다는것
외로운 고픔이 없고
따릿한 사랑의 연고가 없는
하얀 화선지같은 마음에
시상은 어디에서 올꺼나
속죄의 고해가
전신을 피땀으로 범벅이될때
믿음의 깊은곳을
보는것..
모필에 진한 수묵을 푹찍어
하얀 화선지 모서리부터
꾹눌려 한획을 깊게 그어
화선지에 상처를 낼때
아픔과 함께
묵향이 배인 산수화가....
향이 있는 시는
그렇게 고픔이 있는데서
나오는걸

오늘도 안간힘으로
시를 생각하는 우매함은
나 역시 퍼득질하는
풍뎅이 처럼
자리에서 일어날수 있으랴?


⊙ 원작제목 : 한밤중에 마주보며
⊙ 작가/시인 : 홍인숙(Grace)
⊙ 글 번 호 : 15795 (2002년 08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