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먹구름은 가을에게 모순



                함동진



1.
청명과 쾌청은
오곡백과의 결실로 충만케 하는
천운으로 내리는 축복이라


2.
죽정이와 낙과를 강요하는
심술 궂은 폭풍우는
곳간을 비우게 하고 허기의 거리로 내모느니


3.
먹구름과 저기류는
풍요의 가을을 가로채는
저주의 주술일 뿐 모순이라


4.
비나이다 비나이다
선량농군 기만하는 악질기류
일기불순 물러가게 하소서.




   *'한강의 기적'이라 세계가 주목하던 부와 선진국문턱에 당당히 진입했던 [대한민국]이 어찌하여 오늘같은 먹구름 드리운 시국을 만났는지 탄식이 절로 난다.



2004.8.23.
깊은산골(長山)
함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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