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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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을 보며

2004.11.10 07:17

정인 조회 수:276 추천:27

그 날은 유난히 노을이 화려 했다 흔들그네 의자에 네살배기 손녀와 나란히 앉아 똑같이 시선을 노을 짙은 하늘에 두고 한참을 아무말 없이 바라 보았다 흡사 하루 맡은 일 모두 마치고 어둠에 쭟기듯 스러짐의 아쉬움을 태양은 자기의 능력을 마지막 혼신을 다해 쏟아 붓듯이 서쪽 하늘에 장엄한 그림의 파노라마를 쉬임없이 덛칠 하며 그려 나간다 뭉게구름은 회색으로 물들어 가고 그 틈새를 비집고 햇살은 붉은 화살을 쉬임 없이 쏘아 대는데 화살 맞은 하늘은 피를 쏟아 부은듯 붉게 젖어 간다 서녘 끝자락에 걸린 태양 제 솜씨 아쉬운듯 고개를 삣죽 내밀고 이별의 손 흔듦을 챙기고 있다 잠실대교 남단으로 향 할때 보던 저어기 여의도 끝 하늘도 저랬었지... 하늘 빛은 어디나 어쩜 저리 같을까? 상념의 꼬리들이 그리움을 자아 내는데 아이의 맑은 목소리 쨍그렁 상념의 그릇을 깨고 > 할머니~하늘이 불 났어? >맞아~꼭 불이 난듯 하구나 회색의 뭉게구름 피어 오름에 붉은 불꽃들은 다툼질하며 마지막 불꽃 마저 사루려 하는 듯.... >할머니~하나님이 화 나셨나봐! >으응?...왜? >내가 말 안들어서~! 아! 아이는 그런 생각을 했구나 핼미는 노을속에서 제 삶의 모습을 반추 했는데... 아이를 꼭 부둥켜 안아 흔들어 주고 아직도 여전한 서녘 하늘 노을을 뒤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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