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23 14:00
강을 거슬러가는 산
- 바람. 8 -
송 문 헌
붉게 물든 단풍이 내려앉습니다
햇살 눈부신 이른 계곡에는 천연한 물빛뿐입니다
소리소문 소문없이 물든 산자락 굽이굽이 저마다 색 다른 얼굴입니다
가으내 산이 뿌려놓은 색깔 속으로 그림 속으로 혼자서 걸어갑니다
계절이 오고가는 구름산마루, 단풍이 마지막 절정에 오름을 끝내고
마침내 낙엽을 떨구며 사위어갑니다
여린 물소린 저 혼자 더욱 깊어갑니다
한 잎 마지막 낙엽마저 떨어져버리고 산 갈피마다 눈이 내려
그리운 그대 소식마저 두절이 되면 오가지 못할 겨울,
겨울언강을 다시 건너가야 합니다
첨벙첨벙 침묵하던 산그림자 길게,
홀로 강을 밟고 거슬러 오릅니다
물보라 어깨 흔드는 마른바람만 차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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