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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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소를 찾아서

2005.02.11 15:00

솔바람 조회 수:291 추천:28

흰 소를 찾아서    
                   - 바람. 11-

송 문 헌

어둑발 속에 길 떠나는 흰 소들의 발자국 소리 분주 합니다
산문을 나서는 바랑을 따라 하얗게 길을 내고 갑니다
사람들이 밤하늘 별처럼 많기도 했던 동짓날 밤 당신은  

나는 당신을 보내 드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단 하루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삼동 내내 마른 가지에 우는 바람소리 잠 못 이룹니다

재를 넘어 산길마다 발길 닿는 당신은 오늘 밤
날짐승도 오가지 못 할 먼먼 산사를 찾아  
잿빛 굽이굽이 팔랑팔랑 찾아오시렵니까

소리 소문도 없이 살그락 살그락 걸어오시던 당신
당신이 그랬듯이 이 밤은 나 촛불 하나 켜들고
오시는 길 산모랭이로 사운사운 귀문을 열어 놓겠습니다

가랑잎 휘파람을 앞세우고 오실 당신, 당신은
마당 가득 파르라니 은빛 승무 한 판 펼치시렵니까
산바람 홀로 깨어 읽는 독경 소리 한 밤 내 가슴을 두드립니다


- 2005 시와시학 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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