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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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애일(孝子愛日)

2005.02.28 15:59

록파 민기식 조회 수:428 추천:23



효자애일(孝子愛日) /  록파  민 기 식




홍 여사님!

‘70kg 체중을 받아 안는다/ 85년 세월이 말없이 실려 온다----/
고집스레 거부하던 단장을 짚고/“난 이제 멋쟁이 노신사다”..라고 쓰신 시를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아버지는 왜? 지팡이를 짚지 않으세요. 넘어지셔서 다치시어 병원에 가시면
다시는 제가 아버지를 모시지 못해요."
홍 여사님의 목 메인 절규의 글도 마음속 깊이 감동을 받으며 읽고 있습니다.

치매와 고혈압으로 쓰러지신 어머님을 온갖 고충을 겪으면서도 편하게 모시려고
자기의 정성을 다하며 수발(鬚髮)시중을 바치기 7-8년, 그러다가 천수(天壽)를 다하여
저승으로 어머니를 보낸 후도 어머님을 더 편히 모시지 못 한 한이 쌓여 가슴 아파 하던 중,
어머님의 가심을 애처러워하시던 아버지께서 중풍으로 또 쓰러지시어,
그 불구의 아버님 옆에 붙어 한시도 불편함이 없도록 6년이란 시간 속에
자기를 잃어버리고 모시는 그 효심을 우리는 효자불궤(孝子不櫃)라고 하겠습니다.

90이 가까워 수발황락(鬚髮黃落)하신 아버지께서 지팡이를 안 짚고 걸으시려다가 쓰러지시어
퍼렇게 멍이든 무릎을 딸에게 안 보이려고 감추려는 아버지의 마음을 읽으며 홍 여사님은
돌아서서 흐르는 눈물을 그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글 모임의 일로 전화를 걸으면
‘지금 아버님의 진지 시중을 드는 중입니다. 좀 있다가---’ 또는
‘지금 아버님의 Bath를 도와 드리고---’
전파를 통하여 들려오는 목소리에 감동하며 머리를 숙입니다.

세월이 변하여 삼강오륜(三綱五倫)의 정신이 망각되어버린 각박(刻薄)한 세태에
이렇게도 훌륭하신 효행을 하면서도, 아이들의 수발과 남편의 시중을 잘 도와 화목하고 따스하며
아름다운 가정을 이끌어 가시는 주부로서의 그 훌륭함에 칭송을 드립니다.

홍 여사님!
“날이 갈수록 쇠잔해 가는 아버님을 위하여 가는 날짜를 붙들어 매려고 하여도 내 힘으로는 안 되네요.”
하는 수심이 서린 홍 여사님의 얼굴을 볼 때 효자애일(孝子愛日)이란 말을 실감하며
홍 여사님의 그 지극하신 효심에 재삼(再三) 머리를 숙입니다.



2005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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