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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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

2007.01.24 19:39

李相潤 조회 수:190 추천:28

여드름/李相潤


몇 년 동안 그냥 무심히 넘겼더니
껍질처럼 피부에만 달라붙어 있는 게 아니라
얼마나 속으로 뿌리를 깊이 내렸는지
손으로 더듬어 봐도
질긴 옹이 같은 것이 만져진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운 사람 없고
긴 밤하늘에 기러기 울어
꽃 볼 시절도 아닌데
나이 쉰이 훌쩍 넘어서 여드름이라니,

아직도 내 안에
여름날 소나무 수액 같은 달아오른 피가
붉은 화원의 비밀처럼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 쪽이 자꾸만
바위를 진 듯 기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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