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7
어제:
47
전체:
458,125


2004.08.02 15:33

안개 속의 바다

조회 수 900 추천 수 17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안개 속의 바다

 

                             홍인숙(Grace)

 



태양을 잃은 바다에도 파도 타는 사람들로

물결마다 흰 거품이 요란하다

잠잠히 흐린 날의 오수를 즐기는 물개들과

무리지어 속삭이는 바닷새들의 여유로움

 

"우린 지금 갈매기와 함께 칵테일을 마시고 있는 거야.

많은 바다를 구경했어도 싼타쿠르즈 바다처럼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곳은 없지.

이 바닷가에서 시를 쓰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네.“

바다는 원로 시인의 펄럭이던 코트자락과

선창가 카페에 남겨진 우수의 음성을 간직하고 있었다

 

큰 외침으로 파도가 쏟아진다

파도 타던 사람들이

일제히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솟구쳐 오른다

코끝을 스치는 해초 냄새에 현기증이 난다

 

바다는 어느새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후드득 떨어져 내리는 빗물 같은 서글픔

머리카락 사이로 싸늘한 바람이 환청처럼 스쳐간다

 

“이 바닷가에서 시를 쓰며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329 수필 사이 가꾸기 홍인숙(Grace) 2020.10.04 213
328 수필 어느 날의 대화 홍인숙(Grace) 2020.10.04 182
327 수필 내 평생에 고마운 선물 홍인숙(Grace) 2018.09.25 235
326 수필 자화상 4 홍인숙(Grace) 2018.05.25 1019
325 눈부신 봄날 8 홍인숙(Grace) 2018.04.02 348
324 수필 할머니는 위대하다 7 홍인숙(Grace) 2017.11.29 248
323 수필 나의 보로메 섬은 어디인가 홍인숙(Grace) 2017.07.26 245
322 수필 또 삶이 움직인다 8 홍인숙(Grace) 2017.05.27 179
321 수필 글 숲을 거닐다 11 홍인숙(Grace) 2017.04.06 462
320 나와 화해하다 8 홍인숙(Grace) 2017.02.04 307
319 아침의 창 5 홍인숙(Grace) 2017.01.23 202
318 내 소망하는 것 3 홍인숙(Grace) 2017.01.23 186
317 수필 소통에 대하여   6 홍인숙(Grace) 2017.01.12 380
316 수필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3 홍인숙(Grace) 2017.01.12 321
315 시인 세계 수필시대 [미국에서 쓰는 한국문학] 연재 2 홍인숙(Grace) 2017.01.12 185
314 사라지는 것들의 약속    9 홍인숙(Grace) 2016.12.11 386
313 수필 작은 일탈의 행복 3 홍인숙(Grace) 2016.12.06 235
312 수필 한 알의 밀알이 떨어지다 1 홍인숙(Grace) 2016.12.06 122
311 가을, 떠남의 계절 2 홍인숙(Grace) 2016.12.03 190
310 나목 裸木의 새 3 홍인숙(Grace) 2016.12.03 16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