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by 홍인숙 posted Dec 0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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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



                          홍인숙(Grace)




   얼마나 참았던 설움이면
   소리 없이 안으로만 감아 도는가

   실핏줄 마디마디 방울진 눈물
   한자락 햇살 뒤에 숨어 내리는 너

   실바람에 초조한 가을꽃처럼
   채 마르지 않은 낙엽처럼

   사노라면 모두가
   떠나고 싶지 않은 것 뿐

   어차피 지상의 것들은
   네 눈물 속에 지고 피는 것을

   가을꽃도 낙엽도
   우리들의 삶도..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떠나가면서


   (2002. 11. 월간 순수문학 '11월의 신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