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내 안의 그대에게 (2)

by 홍인숙(그레이스) posted Jul 3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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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그대에게 (2)  / 홍인숙(Grace)



그대여.
오늘 저는 또 하나의 욕심을 버렸습니다.
세상 사는 일에서 하나, 둘...내 의지를 벗어버리는 것엔
무거운 등짐을 내려놓는 것 같은 후련함도 있다는 것을 나이 들수록 깨닫게 됩니다.

욕심을 버리면서 참 오랜만에 희망에 부풀어 봅니다.
희망은 세상을 우러러 밝게 보는 힘을 줍니다.
작은 사물에서도 기쁨을 안고 존재의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한동안 내가 시인이라는 것에 절망하고
고통스러운 가시관을 벗어버리고 싶다는 괴로움에 젖어 지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누구를 위해 시를 쓰는가.
내가 쓴 시가 세상에 나가 어떤 모습으로 떠도는가..

이런 제 마음 사정을 아시기라도 하신 듯 보내주신 스승님의 서신을 만났습니다.
멀리 타국에서 모국어로 시를 쓰고 있는 제자에게 갑신 새해의 축원을 주시고 메마른 세상에 윤택한 감정의 씨앗을 널리 흩뿌리기를 바라셨습니다.
저로선 정말 과분한 말씀, 스승님만의 제자 사랑으로 가득한 서신을 읽으며 눈시울이 젖고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아, 이런 것이구나.
과분한 격려일지라도 누군가에게 힘을 준다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구나..

이제는 일어나렵니다.
목숨처럼 아끼는 나의 시를 위해 용기로 일어나렵니다.
일어나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격려와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여. 아시지요.
내가 얼마나 연약한 사람인가를요.
저를 위한 그대의 기도가 꼭 필요합니다. 잊지 말아 주세요.

2004. 1. 29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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