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쟁

by 홍인숙(그레이스) posted Jan 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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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쟁 / 홍인숙(Grace)


시 쓰는 일보다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으로 바쁜 날들

범람하는 홍수로 우체통을 부수고 돌격해오다

영혼의 보금자리까지 막무가내 습격해 오는 끈질긴 적

태평양너머에서 곤한 잠을 자는 시간

대적할 수 없는 그 고국의 낮 시간이 골든타임인가

아침이면 더욱 치열한 공격의 흔적

사십 년 타국생활에도 그리움 놓지 않았던 모국어를

쉴 새 없이 지우고, 지우고, 또 지우는

오늘도 얼굴 없는 적과의 싸움으로 고달픈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