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7
어제:
46
전체:
458,422


조회 수 1198 추천 수 18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홍인숙 시집 '내 안의 바다'를 읽으며


   강현진 < 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교장>



   며칠 전 산호세에 살고있는 홍인숙(그레이스 홍)여사가 '내 안의 바다' 시집을 보내
  왔다. 나는 그 시집을 단숨에 읽으면서 홍 시인의 모습과 시의 세계를 마음속으로
  그려보았다.

  홍 시인의 시를 읽어 보았거나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한결같은 대답은 그녀의 조용
  한 성품과 인자한 말소리는 전통적인 한국의 여인상을 풍기는 '천상여자'라고 평한
  다. 나도 한국일보 필진 사은의 밤에 홍 시인을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부
  드러운 말소리와 후덕한 모습을 볼 수 있었기에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평하는 참뜻
  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시를 읽으면 그렇게 조용하고 마음 여린 여자가 무슨 힘으로 거친 파도를
  막아 낼 수 있었고 또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을 가슴속으로 받아낼 수 있었는지, 그
  것도 부족하여 그 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괴로움을 필화로 달구었는지 이해할 수 없
  도록 신비로운 느낌을 가지게 한다.

  홍 시인의 시를 읽노라면 어느 청순한 소녀가 센티멘탈한 감상에 젖어 멀리 떠나버
  린 소년을 보고파하는 그리움을 리얼하게 표현하여 나도 모르게 젊은 날의 방황과
  사랑에 빠졌던 그 시절의 아쉬움을 되새겨보게 만든다.
  특히 인상깊게 읽은 것은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시였다.
  시 속의 한 구절 "...횡단보도 저 편에서 사람들을 헤치고 달려와 그리웠다고 말해줄
  사람/ (중략)/ 긴 날을 너의 그리움에 묻혀 살았다고 말해줄 사람(생략)..."이 시를
  읽으면서 먼 옛날 내가 사랑했던 소녀가 내 곁을 떠난 후 그 소녀를 잊지 못해 방
  황하던 때가 그림처럼 떠오르게 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 눈앞에 스쳐가는 것처럼 홍인숙씨의 시의 세계는 미국의 서
  정시인 겸 소설가 허만 멜빌의 시상과 일맥 상통하는 느낌을 가졌다. 청춘도 외롭
  고 노년도 외롭다는 멜빌의 말처럼 50대 중반에 접어든 홍 시인의 가슴속에 간직된
  10대의 외로움이 지금까지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새삼 엿볼 수 있었다.
  그녀의 시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잊혀져 가는 자신의 재발견,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
  의 고민, 어차피 자연으로 돌아갈 인간 내면의 세계를 자신과 이웃과의 조화, 사회
  와 자신과의 조화,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를 아름다운 시로 승화시켰다. 그래서 그녀
  의 시는 마치 잉태한 여인이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 같은 시들이다.

  홍 시인은 누구보다도 인간 내면의 갈등과 숨겨진 마음의 세계를 솔직하게 썼기 때
  문에 모든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는다. 나도 그런 시상을 흉내내고 싶은 마음 간
  절하다. 그는 정말 많이 울고 많이 괴로워하면서 찬란한 내일을 기다리는 시를 썼
  기 때문에 모든 독자들의 그리움을 반추하는 것 같아 누구나 한번 읽어볼 만한 시
  다.


   < 한국일보 9.8.04 / 시평 > < 중앙일보 9.11.04 독자칼럼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5
129 마지막 별 홍인숙 2002.11.13 451
128 수술실에서 홍인숙 2002.11.14 451
127 알 수 없는 일 2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451
126 하늘 홍인숙 2002.11.14 446
125 사랑의 약속 홍인숙 2003.02.14 443
124 사랑의 간격 2 홍인숙 2004.06.18 439
123 상처 홍인숙 2004.06.18 425
122 그대가 그리워지는 날 홍인숙 2004.06.28 425
121 그대 요술쟁이처럼 홍인숙 2002.11.21 423
120 존재함에 아름다움이여 홍인숙 2004.06.28 422
119 어떤 만남 홍인숙 2004.06.28 419
118 빗방울 2 홍인숙 2002.11.13 418
117 돌아온 새 홍인숙 2002.11.14 416
116 아름다운 것은 홍인숙 2002.11.13 410
115 그대의 빈집 홍인숙 2003.01.21 405
114 겨울 장미 홍인숙 2002.12.25 399
113 잠든 바다 홍인숙 2002.11.13 389
112 사라지는 것들의 약속    9 홍인숙(Grace) 2016.12.11 386
111 수필 소통에 대하여   6 홍인숙(Grace) 2017.01.12 380
110 예기치 못한 인연처럼 홍인숙 2002.11.13 377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