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우울한 날의 생각

by 홍인숙(그레이스) posted Oct 0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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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의 생각 / 홍인숙(Grace)



* 말(言語)의 유통기간 *


가장 듣기 좋은 말은
사랑한다는 말

가장 설레게 하는 말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는 말

그보다 더 설레고 믿음을 주는 말은
목숨까지 다 바쳐 사랑한다는 말

그러나 이런 말일수록
유통기간이 길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 인연 *


인생에서 거지를 만나면 거지가 되고
소크라테스를 만나면 철학자가 된다는
어느 회사의 광고 문안이 떠오른다

인생이 더불어 사는 것이라지만
끊임없이 오고가는 만남에
속 모르고 마주하는
오늘의 인연이 두렵기만 하다

내 최후의 순간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웠다'
말 할 수 있다면..



* 작은 결심 *


이제는 사랑시를 쓰지 않으리라
내 안의 가득한 그리움이
천박한 대지로 추락하는 것에서 보호하리라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하는 가슴에
내 숭고한 그리움을 뿌리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