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필요했던 날

by 홍인숙(그레이스) posted Jul 3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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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필요했던 날




                    홍인숙(그레이스)




조금만 더 기다렸더라면
요동치던 파도가 슬며시 잠들기를

파도가 파도를 안고
막을 수 없는 시간 속으로
못이기는 체 밀려가기를

만개하지도 못한 꽃잎을
급류에 흩뿌리던 날
알몸의 나뭇가지에서
서슬 퍼런 눈으로 솟아오른 가시들

어차피 삶은 홀로 사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