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풍선

by 홍인숙(그레이스) posted Feb 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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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풍선
            

                  홍인숙(Grace)



  인생 한 막 무대에 불꽃이 꺼지고
  밀려 나가는 검은 상복의 무리 뒤로
  빈 의자들의 침묵이 무거운데
  구겨진 순서지 한 장 손에 쥐고
  미련에 눈빛을 거두지 못하는 건
  금세 허무라는 이름으로 떠나버릴
  풍선을 잡으려는 아이와 무엇이 다를까
  아이의 손 떠난 풍선이
  허공 돌아 하늘 속 가물가물 사라진다
  삶의 끈을 놓친 사람들도
  하나, 둘, 또는 여럿, 소리 없이 사라진다
  분주했던 세상, 그러나 
  살만큼 살아본 세월
  시간을 초월하는 평안함으로
  이제는 더 멀리, 더 높은 곳
  영원한 곳을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