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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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첨단시대 <크리스챤 타임즈 >

2004.08.17 13:43

홍인숙(Grace) 조회 수:277 추천:38


            슬픈 첨단시대

  

                                                           홍인숙(Grace)
    

    
지금 우리는 과학의 최첨단시대에 살고 있다.
복잡하게 쇼핑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집에 앉아 상품을 주문하고 받을 수가 있다.
집안에서도 버튼 하나로 온도 조절은 물론 자동으로 쿡도 하고, 수십 권의 백과사전도 한 장의 CD를 통하여 읽을 수 있다. 세계 어디서나 E-MAIL로 즉시 통신을 할 수도 있고, 고국의 신문이나 TV 연속극도 인터넷을 통하여 볼 수 있다.
공공단체에 전화하면 어느 곳이나 보이스 메일 시스템이 되어 있고, 컴퓨터를 통하여 원하는 곳의 약도도 상세히 구할 수 있어 굳이 복잡한 지도를 보지 않아도 된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 하지만 이렇게 모든 것이 편리해진 첨단시대에 살면 살수록 왠지 서글퍼진다. 우리의 감성이 점점 황폐해지고, 기계화되는 것 같아 사는 것이 섬뜩해 지고 하나님의 섭리를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 들어 불안해지기도 한다.
  
충격적인 것은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를 복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1997년 8월 31일.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시신을 영국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한 간호사가 그녀의 피부 조직을 떼어 냈고, 어느 과학자가 거금을 주고 그 조직을 사서 외딴섬에서 복제 중에 있다는 것이다.

과연 실현성이 있는 이야기일까. 많은 유전 공학자들이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고, 저명한 생물학 교수인 토마스 이스턴 박사도 단순한 세포 하나가 한 인간을 구성하는 30억 여 가지의 유전적 정보와 DNA를 포함하고 있어 충분히 복제가 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의 한 의료원에서도 인간복제 실험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복제된다고 해도 인간의 개성까지 복제하려면 그 인간을 형성한 환경적 요인까지 복제해야 하는데 그렇게 까지는 아직 불가능해 외모만 똑같은 다이애나가 복제될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태어나는 그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 것인가.
  
컴퓨터가 발달하고 인터넷에서 모든 정보를 얻는 세상. 인간의 영악성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두렵다. 그 옛날 어리석은 인간들의 교만이 하늘까지 치솟아 바벨탑을 쌓았을 때, 하나님의 진노하심을 우린 벌써 잊은 것일까.
인간이 인간을 위하여 개발한 과학의 힘에 이제는 오히려 우리 스스로가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온 것 같다. 첨단 기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극도의 개인주의로 인해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정다움도 잃어 가고 있다.
  
한번 눈을 자연으로 돌려보자. 지금 이 시각에도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그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름 없는 풀섶에서도 들풀은 예쁘게 꽃을 피우고, 꽁꽁 언 땅에서도 봄이 되면 새싹을 피우기 위한 고목의 숨가쁜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그분의 섭리를 따르고, 그분이 주신 삶의 본질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1999년 1월 크리스챤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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