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밤에 찾은 주님
홍인숙(Grace)
가을비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내려오는 밤
당신은 내 가슴에 작은 불꽃이 되어
뜨겁게, 뜨겁게 타오릅니다
아름 가득 뜨거움을 안고
난, 당신의 불꽃에 심지가 되어짐에
눈물 흘리며 감사드립니다
오늘 또 하나의 탄생이 있습니다
오늘 또 하나의 광명이 있습니다
당신을 만난 첫 순간
미움을 포도 알처럼 영글리던,
욕심을 박꽃처럼 키워오던
눈뜨고 살아온 숱한 날들이 부끄러워
아무도 몰래 숨고만 싶었습니다
육신이 무거워 건강을 갈망하던
기도들이 부끄러워 어느 한 곳이라도
몹시, 몹시 아프게 앓고 싶었습니다
기도했습니다
당신을 만난 다섯 번의 밤이
영원히 내게 머물어주기를
그 다섯 밤
웅장한 나팔소리로 달려오신 당신은
내 영혼에 영롱한 아침 이슬이 되시고
내 육신에 일렁이는 파도가 되시었습니다
방언의 은사가 아니어도
신유의 기적이 아니어도
이 기쁜 감동만으로도 내 고뇌의 분량만큼
기쁨은 더욱 더 번져만 갑니다
이 밤
당신께 드리는 언약이 있습니다
순종케 하옵시고
부끄럽지 않게 하옵시고
항상 사랑케 하옵소서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내 가슴에 꺼지지 않는 작은 불꽃이 되어
뜨겁게 뜨겁게 타오르소서
천사의 노래로 내려오는 가을비 속에
나의 모든 추함을 드리오니 거두어 주소서
아직도 손끝에 남아있는
당신의 따스함으로
또 하나의 작은 불꽃을 이루소서
-김택수 목사님 부흥회를 다녀와서 -
( 10/20/85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