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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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 S. F 문학 1호 >

2004.08.25 08:43

그레이스 조회 수:230 추천:37


  빗방울



                     홍인숙(Grace)



  빛고운 찻잔으로
  옛날이 날아들면
  아스레히 귓가에 앉는
  그대의 언어들


  오랜 날
  내 안으로 성숙하여
  천 갈래 빗줄기보다
  더 큰 굴레로 출렁이면
  세월을 거꾸로 타고픈 욕망으로
  잃어간 얼굴을 읽는다


  한 모금
  따스한 내음에 마음을 담그고
  해맑은 빗방울에
  그대, 미소진 얼굴을 모으면
  자꾸, 자꾸만
  초록빛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이제 그만
  오늘을 멈추고
  몹시도 아프게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한 잔 커피에
  빗방울 가득
  천상의 소리로 내려오는데..


  (1995년 샌프란시스코 문학 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