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5 11:35
낯선 얼굴
홍인숙(Grace)
어느 날
정지된 시간 속에
불현듯 슬픈
한 영혼을 만난다
촛불이 흔들리듯
숱한 인연의 매듭을 지나
긴 그림자로 서 있는
삶의 흔적
아우성치던 욕심만이
남루한 이불로
누워 있다
바람을 가르며
숨차게
달려온 세월
그러나
지금 내 앞엔
허허로이 맴도는
낮선 얼굴 하나
텅 빈 거울 속으로
하루가,
하루가
지고 있다.
( 동인집 / 시간이란 이름 속으로 2001/09 )
( 중앙일보 / 중앙 시단 2002.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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