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0
어제:
18
전체:
458,277




하늘 / 홍인숙(Grace)



하늘은 알고 있지
내가 그를 바라봄이
공허함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사랑하는 얼굴들
옹기종기 모여있고
아버지 백발이 잔잔히 휘날리는 그곳
아직도 내 유년의 찬란함이
무지개로 걸려있다

하늘은 투명한 물이 되어
내 안의 일렁이는 빛깔대로
번져간다

때론  붉은 가슴으로 침묵하고
때론 하얀 꽃다발을 향기 높이
피워 올리며

내가 몸살을 앓던 어제도
작은 신음을 그치지 않고
같이 앓아 주었다

가슴 벅찬 파도가 되고
황량한 벌판도 되는
하늘을
이제야 알 것 같다

나이 들어 바라보는
하늘엔
언제나 내가 있고
내 안엔 언제나 하늘이 있다는 걸


(2001 미주문학 18호 )

***************************

나그네 / 홍인숙(Grace)


나그네가 웃고 있네
홀로 앉아

바라보는 마음에도
행복이 묻어오네

특별한 기쁨도
감당 못할 슬픔도 없는
허무가 평안으로 찾아드는 길목

비를 맞으며, 맞으며
살아있음을 자축하기 위해 들른 찻집엔
슈베르트가 은총으로 내리고

가슴 가득 심연의 말들
차 한 모금의 향기로 삼키네

나그네가 웃고 있네
홀로 앉아

마주친 눈빛

나는 보았네
그 눈빛의 안식을.

(2002 미주문학 19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8 새봄 아저씨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18 408
47 최선을 다하는 하루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19
46 쟈스민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20 425
45 노을길에서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30
44 이별 연습 <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23 432
43 화관무 <샌프란시스코 PEN문학 2호> 그레이스 2007.01.09 432
42 나이테와 눈물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36
41 그리움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45
40 눈 먼 새의 노래 <한국일보><시마을문학회 동인집> 그레이스 2004.08.25 452
39 비 오는 날 < 시마을문학회 사화집 4호 > 그레이스 2004.08.25 453
38 사월이면 그리워지는 친구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17 454
37 대표시 7편 [ 한인문학 대사전 / KOREAN AMERICAN LITERARY ENCYCLOPEDIA ] [1] 그레이스 2004.08.26 455
36 검소한 삶이 주는 행복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58
35 오해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66
34 길의 속삭임 <샌프란시스코 PEN문학 2호> 그레이스 2007.01.09 470
33 저녁이 내리는 바다 <미주문학 41호> 그레이스 2008.05.13 471
32 소나기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73
31 나를 부르는 소리 < 한국일보 > 홍인숙(Grace) 2004.08.23 474
30 창을 열며 <크리스챤 타임즈 > 홍인숙(Grace) 2004.08.17 478
29 잠든 바다 외 1편 <문예운동 통권 79호> 그레이스 2008.08.29 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