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6 03:07
사랑한다면
홍인숙(Grace)
아직은 우리 서로
다 안다고 말하지 말자
잊혀진 소나무 그늘에도
산은 짙푸르고
갈 길 모르는 강물에도
끊임없는 새들의 발걸음을 보라
바람은 어제도, 그제도
내일도 불어오는 것
우리가 바라는 건
다만 행복만은 아닌 것
잠시 엿본 노을을
슬픔이라 말하지 말자
나는 네 눈빛으로
너는 내 눈빛으로
사랑을 일으켜 세워
어둠에서도 쓸쓸하지 않을 때까지
아직은 우리 서로
다 안다고 말하지 말자
( 미주문학 겨울호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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