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6 03:10
가을비
홍인숙(Grace)
얼마나 참았던 설움이면
소리 없이 안으로만 감아 도는가
실핏줄 마디마디 방울진 눈물
한자락 햇살 뒤에 숨어 내리는 너
실바람에 초조한 가을꽃처럼
채 마르지 않은 낙엽처럼
사노라면 모두가
떠나고 싶지 않은 것 뿐
어차피 지상의 것들은
네 눈물 속에 지고 피는 것을
가을꽃도 낙엽도
우리들의 삶도..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떠나가면서
( 순수문학 2002. 11 / 11월의 신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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