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6 03:12
겨울밤
홍인숙(Grace)
겨울이
밤의 갈피 속으로
저벅저벅 들어옵니다.
아직도
지우지 못한 잎새 품은 나무
큰 눈망울로 밤을 맞고 있습니다.
얼마 전
평안을 안았던 밤은
창 밖 보이지 않는 발걸음에
자꾸만 귀기울이게 합니다.
추적거리는 빗소리로
숲 속 돌고 돌아
마지막 낙엽 부르는 바람으로
빈 들판을 난무하는 허무의 눈송이로
그대 발자욱 소리
겨울밤을 저벅이며
내 안을 흔들고 들어왔습니다.
이 울림이
행복이라고 큰 소리로
말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2. 11월호 월간 순수문학 / 11월의 신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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