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6 03:34
2003년의 식목일
홍인숙(Grace)
지구 한 쪽에서는
수많은 생명들이 지는데
세상은 어김없이 아침을 맞이하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구나
검게 숨죽인 땅을 일구어
사월의 나무를 심는
무심한 손길이여
적막한 바람이여
누구를 위한 생명 심음인가
누구를 위한 꽃을 피움인가
드넓은 하늘 아래 우리 아닌 내가 되어
세상사 먼발치로 바라보는 허허로움
부끄럽구나
오늘도 안개 속을 걸음이여.
- 2003년 봄,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 미주문학 2003년 여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