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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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내리는 바다 <미주문학 41호>

2008.05.13 12:15

그레이스 조회 수:471 추천:58


저녁이 내리는 바다 / 홍인숙(그레이스)




겨울비를 안고 있는 바다에서
갈매기의 비상을 바라본다

나는 내 삶의 흔적으로
산과 바다를 훨훨 날고 싶다 하고
그는 조용히 흙에 머물고 싶다 한다

세상이 두려워 잠금쇠를 풀지 못했던 나는
홀로 천지를 날고 싶어하고
자유로움을 원했던 그는
한 곳에 묵묵히 정착하고 싶어한다

아이러니 속에서도 한 가지는 같은 생각
먼저 떠나는 사람이 호강하는 사람이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는 길 배웅 받고
홀가분히 떠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회색의 바다에는 오늘도 부슬부슬
저녁이 내린다


<미주문학 2007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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