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2010.01.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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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추수 끝난 빈 들녁에
혼자 떨고 있는 허수아비
떨어진 이삭알 보고

그렇게 성가시던 짹짹 소리
여름한철 미운정 고은정 들었던가
참새들 그리워 눈물 짓는다

아무도 보아줄 이 없는
허허 들판에
그래도 멋 부린다고
모자를 삐뜨름히 내려쓰고
색 안경 콧등에 걸치고
비를 맞고 섰는 저 멋쟁이

곡식 다 거둬들인 빈 들에
외다리 딛고 서서
부는 바람에 장단 맞춰
헐렁한 배적삼 춤을 춘다


桑江  최 상 준  /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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