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후배에게서 온 편지)

2007.04.23 12:41

홍영순 조회 수:525 추천:70





언니!



우리  어렸을  때의  기억엔  황사란  단어가  있었는지 ?

한국의  봄철은  황사의  나날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  과장되지는 않을 것 입니다.

오늘도  황사에  이어  비가  조금  내리고 ......

아침마다  멀리 보이는  도봉산  북한산  자락이  파르름이  변해가고 있네요.

" 고향의  봄"  풍경이  그리운  봄날 입니다.



오후는  흐린  날씨 속에  노원구에  위치한  롯데  백화점  내  영화관으로  " 천년 학"  이란  영화를  보러 갔으나   인터넷에는  6일부터  개봉이라고  했는데   개봉일이  늦추어졌다기에   엉뚱한  

영화를  보고 왔어요.  

"서편제"를  쓴  작가의  작품이고  서편제의  남여 주인공의  이후  이야기가  이어지는  영화여서

언젠가  영화로  제작되어  상영되면  가보리란  기대를 하고 있었어요.

"목"요일에  개봉한다니  그때  다시  가  보렵니다.

동생과  같이 갔기에   한편의  영화를 보고   전주  콩나물  국밥으로  점심을  먹었어요.

먹거리에는  별관심이  없는데  "전주 콩나물  국밥"은   가끔  먹고 싶어지곤 합니다.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는데   입맛을  돋군답니다.





언니 !



법정  스님의  수필집에  "  무소유"---------- 산중에서  홀로  생활하는  스님에게  지인이   귀한   품종의  난화분을  선물하여  애지 중지  정성들여  가꾼 세월--------어느  한여름  몹씨도

무덥전  날   먼  거리  외출을   하게되어   아침  일찍  떠났왔는데     목적지에  가까이 왔을  때

볕에  그대로  놓고  온   " 난"  생각이  나더랍니다. 그대로  다녀  저녁  늦게나  돌아가면  

종일  뜨거운  볕 으로  " 난 "은   버리게  되고......

하는 수 없이  되돌아  왔는데도  잎이  축  늘어져  있더랍니다.

그때  소유함이  지독한  억매임을   느끼고  있던중  스님을  찾아온  어느  지인에게  주고나니

그  홀가분함이란 !!!......  무소유의    기쁨은   표현조차  할수  없음을  쓴  글 입니다.



늘  저도  제가   필요  이상으로   가진 것이  많음을  느끼면서도  ...........

며칠전에  

30여년  넘도록  사모은  책과  일헌님의  책을  모두  정리를 했어요.

저는  난문  모교에  보내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큰  아이가    갖고 싶어하여   큰아이에게  보냈습니다.  두  사람이  평생(?)모은  책이라   많기도  많았어요.

큰아이는 제 집  거실을  도서실로   꾸며 놓았더군요.    책이  많아서  어디  내놓아도  부족함 없는  도서실이  되더군요.

" 허전하시겠다"는  아들의  말에   "홀가분 하다"  고  했네요.

이상하게도   애착을  가졌었는데   홀가분  하더라고요.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기쁨을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자동차도  며느리에게  넘겨 주었답니다.  

이제는  하나씩  하나씩  정리를  하면서  살려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빈 손으로  돌아가는데  ..............

그런데도  

왠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지.......





언니 !



참 !

이달  말경  둘째 아이가  있는  베트남  호찌민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계획은  없었는데  아들이  며칠  쉬는  날이    있어   준비는   모두 그곳에서  하여  보낼테니  오라고 하네요.

둘째 아이가  호찌민시로  발령이 나서  지난해  9월에  가 있어요.  가족이  모두   며느리는  그곳  한인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이구요.

일주일  정도  머물고  돌아 올 예정  입니다.

떠나기 전  글  띄우고  가겠어요.



                                            벽산에서

                                                       나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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