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후배에게서 온 편지)
2007.04.23 12:41
언니!
우리 어렸을 때의 기억엔 황사란 단어가 있었는지 ?
한국의 봄철은 황사의 나날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 과장되지는 않을 것 입니다.
오늘도 황사에 이어 비가 조금 내리고 ......
아침마다 멀리 보이는 도봉산 북한산 자락이 파르름이 변해가고 있네요.
" 고향의 봄" 풍경이 그리운 봄날 입니다.
오후는 흐린 날씨 속에 노원구에 위치한 롯데 백화점 내 영화관으로 " 천년 학" 이란 영화를 보러 갔으나 인터넷에는 6일부터 개봉이라고 했는데 개봉일이 늦추어졌다기에 엉뚱한
영화를 보고 왔어요.
"서편제"를 쓴 작가의 작품이고 서편제의 남여 주인공의 이후 이야기가 이어지는 영화여서
언젠가 영화로 제작되어 상영되면 가보리란 기대를 하고 있었어요.
"목"요일에 개봉한다니 그때 다시 가 보렵니다.
동생과 같이 갔기에 한편의 영화를 보고 전주 콩나물 국밥으로 점심을 먹었어요.
먹거리에는 별관심이 없는데 "전주 콩나물 국밥"은 가끔 먹고 싶어지곤 합니다.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는데 입맛을 돋군답니다.
언니 !
법정 스님의 수필집에 " 무소유"---------- 산중에서 홀로 생활하는 스님에게 지인이 귀한 품종의 난화분을 선물하여 애지 중지 정성들여 가꾼 세월--------어느 한여름 몹씨도
무덥전 날 먼 거리 외출을 하게되어 아침 일찍 떠났왔는데 목적지에 가까이 왔을 때
볕에 그대로 놓고 온 " 난" 생각이 나더랍니다. 그대로 다녀 저녁 늦게나 돌아가면
종일 뜨거운 볕 으로 " 난 "은 버리게 되고......
하는 수 없이 되돌아 왔는데도 잎이 축 늘어져 있더랍니다.
그때 소유함이 지독한 억매임을 느끼고 있던중 스님을 찾아온 어느 지인에게 주고나니
그 홀가분함이란 !!!...... 무소유의 기쁨은 표현조차 할수 없음을 쓴 글 입니다.
늘 저도 제가 필요 이상으로 가진 것이 많음을 느끼면서도 ...........
며칠전에
30여년 넘도록 사모은 책과 일헌님의 책을 모두 정리를 했어요.
저는 난문 모교에 보내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큰 아이가 갖고 싶어하여 큰아이에게 보냈습니다. 두 사람이 평생(?)모은 책이라 많기도 많았어요.
큰아이는 제 집 거실을 도서실로 꾸며 놓았더군요. 책이 많아서 어디 내놓아도 부족함 없는 도서실이 되더군요.
" 허전하시겠다"는 아들의 말에 "홀가분 하다" 고 했네요.
이상하게도 애착을 가졌었는데 홀가분 하더라고요.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기쁨을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자동차도 며느리에게 넘겨 주었답니다.
이제는 하나씩 하나씩 정리를 하면서 살려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빈 손으로 돌아가는데 ..............
그런데도
왠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지.......
언니 !
참 !
이달 말경 둘째 아이가 있는 베트남 호찌민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계획은 없었는데 아들이 며칠 쉬는 날이 있어 준비는 모두 그곳에서 하여 보낼테니 오라고 하네요.
둘째 아이가 호찌민시로 발령이 나서 지난해 9월에 가 있어요. 가족이 모두 며느리는 그곳 한인 중고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이구요.
일주일 정도 머물고 돌아 올 예정 입니다.
떠나기 전 글 띄우고 가겠어요.
벽산에서
나나 드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 | 사도 바울의 흔적을 찾아 | 홍영순 | 2007.11.05 | 778 |
30 | 어느 부흥강사의 죽음 | 홍영순 | 2007.05.14 | 702 |
29 | 싸움 물고기 | 홍영순 | 2010.05.03 | 688 |
28 | 예쁜 벌레 | 홍영순 | 2010.05.03 | 674 |
27 | 종을 치고 싶다 | 홍영순 | 2007.09.16 | 671 |
26 | 이웃이 주는 마음의 선물 | 홍영순 | 2007.08.17 | 621 |
25 | Andy가 개미를 먹었어요 | 홍영순 | 2010.05.03 | 601 |
24 | 예수님이 가슴 속에 | 홍영순 | 2010.05.03 | 592 |
23 | 십자가 늘 지고 가리다 | 홍영순 | 2007.05.14 | 525 |
» | 무소유 (후배에게서 온 편지) | 홍영순 | 2007.04.23 | 525 |
21 | 콜른 엄마 | 홍영순 | 2010.05.03 | 475 |
20 | 겨울이 있었음을 감사 | 홍영순 | 2007.11.05 | 464 |
19 | 후배에게서 온 편지 | 홍영순 | 2009.03.01 | 454 |
18 | 후배에게서 온 편지 | 홍영순 | 2008.02.21 | 450 |
17 | 200번을 연습하여 부른 찬송 | 홍영순 | 2007.05.14 | 442 |
16 | 하나님의 사랑 | 홍영순 | 2007.08.31 | 437 |
15 | 타임아웃 | 홍영순 | 2010.05.03 | 396 |
14 | 그대와 나 | 썬파워 | 2009.08.04 | 346 |
13 | 내꺼야 | 홍영순 | 2010.05.03 | 338 |
12 | 장대비 | 썬파워 | 2009.07.25 | 2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