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흥강사의 죽음

2007.05.14 01:55

홍영순 조회 수:702 추천:80

저는 가끔 ‘주 안에서 자식을 사랑하라’ 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하는 게 주 안에서 자식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분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것은 그 뜻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행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래전 주안에서 자식 사랑하는 가정을 본적이 있습니다.  

부산 교회에 있을 때입니다. 새벽기도를 끝내고 집에 오자 전화가 왔습니다. 이웃교회 부흥강사가 전날 밤에 잠을 자다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였습니다.
그때는 겨울방학동안이었고 그 교회는 청년부흥집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부흥강사는 서울 모 신학교 졸업반 학생으로 이미 교계에서 크게 인정받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졸업을 두달 남겨놓은 그가  부흥집회를 인도하러 와서 첫날밤 집회를 끝내고 교회에서 잤는데 하나님이 데려가신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전날 밤에 많은 청년들과 학생들이 그 집회에 참석했고, 그날 새벽 집회를 위해 그 교회에서 철야하는 청년들도 있었습니다.
그때 그 부흥강사가 자던 방은 연탄불을 땠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심장마비보다는 연탄가스 사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죽었던 부흥집회를 하던 부흥강사가 그 교회 안에서 죽었다는 것은 그 교회뿐만 아니라 그 일을 아는 모든 교회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더구나 그 교회 목사님은 평소에 우리 목사님과 아주 친한 분이어서 우리도 혼란스러웠습니다.

신문기자와 경찰이 그 교회를 다녀갔습니다. 곧 그 교회 부흥강사가 죽었다는 소문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 교회와 목사님을 걱정했고, 그 교회 목사님은 교회를 사임할 각오를 하고 계셨습니다.
한 낮이 되자 서울에서 부흥강사의 가족들이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 그 부흥강사의 할아버지가 오셨는데 그분은 원로 목사님이셨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죽은 자기 손자 옆에 힘없이 앉아있는 담임 목사님에게 호통을 치셨습니다.
“목사님, 왜 젊은 목사님이 그렇게 앉아만계십니까? 우리 애는 복음을 전하다 순교한겁니다. 그러니 그렇게 앉아있지 말고 어서 일어나세요.”
그 할아버지는 실망하여 앉아있는 그 교회 담임 목사님을 권면하고, 두려워하고 있는 교인들을 위로하고는 곧장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할아버지가 서울로 가자 부흥강사의 가족들은 그냥 조용히 장례식을 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삼일 만에 부산 한 공원묘지에서 그 부흥강사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그 교회 청년부흥집회는 그렇게 장례식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 장례식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은혜를 받은 것입니다. 그 가족들은 단 한번도 교회를 원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교회와 목사님을 위로하고 감사헌금까지 하고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그 교회와 목사님을 위해 염려했던 일들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부흥강사는 닷새 동안 할 설교를 겨우 하룻밤하고 하나님께로 갔는데 청년들뿐만 아니라 온 교회가, 그리고 안 믿는 이웃들까지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때 교회를 사임할 것을 각오 하셨던 담임 목사님은 지금도 그 교회에서 열심히 교회를 섬기고 계십니다.
지금도 그 부흥강사의 할아버지를 생각하면 말할 수 없는 감동이 가슴 가득히 밀려옵니다.
손자로 인해 큰 혼란과 어려움에 처해있을 목사님과 교회를 염려하여 서울서 부산까지 오셨다 가신 연로하신 목사님! 저는 그 원로 목사님은 주 안에서 자식을 사랑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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