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

2007.08.31 10:45

홍영순 조회 수:437 추천:73

하나님께서는 내가 신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이름표 하나를 달아주셨다.
‘사모’ 라는 크고도 무거운 이름표였다. 그러나 나는 늘 성적 나쁜 학생 같았고, 하나님께서는 그런 나를 위해 친히 개인지도를 하셨다.  

1970년대, 걷거나 버스를 타고 교회에 다닐 때였다. 그때 나는 교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가정들로 구성된 구역을 맡아 섬기고 있었다. 그 구역 가정들은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있었는데 교회에서 한 시간 이상 가야했다. 너무 멀어서 새벽기도와 저녁 예배를 참석 못하는 가정들이라 구역 모임은 참 중요했다. 다행히 낮에 여자들만 모였기 때문에 예배를 인도하는데 큰 부담은 없었다.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날은 구역예배에 같이 갈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여기 저기 전화를 해도 약속이라도 한 듯 다들 사정이 있어 못 간다고 했다. 성경책과 우산을 들고 나섰지만 나도 가고 싶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까지 가면서도, 그리고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나는 정말 가기 싫었지만 의무감으로 마지못해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내리니 여전히 비는 내리는데 새 주택단지인 그 동네는 질척이는 비탈길을 한참 올라가야했다. 나는 빗길을 걸으며 하나님께 불평했다.
“하나님, 혼자 가기 싫은데 안가면 안 되나요?”
그러자 어디선가 조용한 음성이 들렸다.
“그래도 가라.”
나는 너무도 분명한 소리에 주춤했지만 무심코 다시 투덜거렸다.
“보세요. 다들 그 집에 가기 싫어서 안가잖아요. 저 혼자 가면 분명히 그 깁에서 더 싫어 할 텐데 그래도 가야하나요?”
그러자 이번에도, “그래도 가라.” 란 음성이 또렷하게 들렸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건 그 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모르면서도 난 하나님과 계속 대화를 했다.
“하나님, 왜 교인들이 그 집에 가기 싫어하는지 아세요? 그 집에 가면 커피 한잔을 대접 받아도 마음이 편치 않거든요. 그 집 식구들은 교회 일이라면 늘 부정적이고 믿음 없는 소리만 하는 건 하나님도 아시지요? 그래도 가야하나요?”
그러자 이번엔 더 크고 분명한 음성이 들렸다.
“내가 사랑하는데 그래도 안 가겠니?”
그 소리는 너무 커서 귀와 온 몸으로 듣는 것 같았다. 나는 너무 놀라 발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 가정이 있는 새 주택 단지는 멀리 산 밑에 보이고, 넓은 들판엔 사람하나 없이 봄비만 내리고 있었다. 나는 빈들에 혼자 서서 울기 시작했다.
“하나님 아버지,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가 너무나 교만하여 그 가정을 판단했습니다. 저는 하나님도 그 가정을 사랑하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제가 잘못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죄 많은 저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저를 사랑하셨는데. 저는 저에게 맡겨주신 그 가정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 집에 다 가도록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또 흘렀다. 그 집 식구들과 찬송을 부르면서도, 기도를 하면서도 쉴 사이 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 집 식구들은 내가 왜 우는지 몰랐지만 성령님께서 눈물의 은혜를 나눠주셨다. 그들도 예배시간 내내 눈물을 흘리며 은혜를 받았다.
나 혼자 간 구역예배였지만 그날 그 가정에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이 충만하였다. 물론 그날 그 가정에서 사랑으로 준비한 음식은 아주 맛있었다.
그 가정은 지금 신앙생활을 잘하는 장로님가정이며, 아들이 주의 종으로 일하고 있다.    

그 후로도 나는 때때로 내 눈과 내 귀와 내 생각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한다. 그렇게 내 방식으로 평가하여 사랑하고 싶은 사람과 사랑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나눌 때 하나님은 말씀 하신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너도 사랑하지 않겠니?”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특별개인지도를 하고 계신다. 「사랑」이란 특수과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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