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의 흔적을 찾아

2007.11.05 08:33

홍영순 조회 수:778 추천:84

                    

언제인가부터 사도바울에 대한 생각이 내 안에 크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다메섹에서 예수님을 만난 후,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를 전하다 순교 한 사도바울! 물론 ‘예수님을 만났으니까 그렇게 했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예수님과 직접 같이 생활한 사람들도 모두 다 사도바울처럼 산건 아니다.
난 성경에서 만난 사도바울을 찾아 그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리스와 터키를 가고 싶었다. 그래서 기도도 하고 성경을 메모하며 준비했다. 그러나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도 한동안은 이라크 전쟁 때문에 못 갔고, 여름엔 덥다고 미뤄졌다. 그러다 지난 9월이 되어서야 기다리던 그리스, 터키로 사도바울의 흔적을 찾아 떠나게 되었다.
여행사의 주선으로 공항에 도착하자 공항은 굉장히 복잡하였고, 수속도 아주 까다로워 신발까지 벗게 했다. 어려운 검사를 거친 후 탑승수속을 위해 줄을 섰다. 내 차례가 되어 직원에게 비행기표를 주자 컴퓨터를 들여다보던 직원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 이름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 여직원은 결국 탑승책임자를 불러왔고, 여행사 직원은 몇 번이나 여행사로 전화를 했다. 그러나 마땅히 비행기회사에 예약되어 있어야 할 내 이름이 없단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수속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데 나만 탑승수속을 할 수 없었다. ‘그럼 내 이름이 적힌 이 비행기표는 무엇이란 말인가?’ 난 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비행기를 탈수도 없고 그리스와 터키를 갈 수도 없었다.
탑승책임자는 밤까지는 전혀 좌석이 없으니 밤 비행기로 가서 그리스에서 일행과 합류하라고 말했다. 여행사 직원이 아무리 사정을 해도 내 이름이 예약되어 있지 않아 비행기 좌석이 없다고 했다. 그동안 걱정 말라던 여행사 직원도 점차 당황하는 것 같았다.
‘왜 하필이면 열명 중 나만 예약이 안 되었을까? 여행사에선 어떻게 했기에 이런 착오가 생겼을까?’
난 오랫동안 기도하며 준비한 여행인데 못가 게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했다.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자, 여행사 직원이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행에게 갔다. 일행을 먼저 보내고 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 남게 된 나는 탐승책임자에게 직접 사정을 이야기했다. 내 말을 다 들은 탑승책임자는 잘못도 없이 고생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급히 좌석 번호도 없는 탑승 표 하나를 만들어 주었다.
난 탑승구로 달려가 좌석 번호를 받고 겨우 비행기에 탔다. 그러자 그때 까지 나를 걱정해주며 기다려준 일행들에게 미안했고, 잘못한 것 없이 고생한 게 속상했다.
나는 지친 몸과 마음을 의자에 기댄 체 눈을 감았다. 그런데 피곤한 내 머릿속에 어떤 성경말씀이 떠올랐다.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반드시 흐리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계. 3:5)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 못에 던지우리라.’ (계. 20:15)
그리고 이 성경말씀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천국 문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이 보였다. 사람들이 천사에게 표를 내보이면 생명책에 이름이 있는 사람은 들여보내고, 생명책에 이름이 없는 사람은 들여보내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 내 팔을 툭 쳤다. 눈을 뜨고 보니, 옆 좌석의 예맨 청년이 두 손을 머리위로 올려 절하다 내 팔을 건드린 것이다. 무슬림의 기도시간인가보다.
난 사도바울이 왜 죽도록 매를 맞으면서도, 또 감옥에 갇혀서도 복음을 전해야만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사도바울은 자기가 전도한 사람들이 천국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믿음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사람의 이름이라도 더 생명책에 등록시키기 위해 죽기를 각오했던 사도바울이 더욱 보고 싶어졌다. 역시 사도바울의 흔적을 찾아 떠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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