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서 온 편지

2012.11.30 13:45

홍영순 조회 수:237 추천:27

               들국화


언니 !
어제 밤 가을이 깊어가라고 비가 내리더니 오늘 오후는 잎새를 오색으로 물들이기에 100% 적합한 날씨 !
잔잔한 하늘엔 구름한점 없고 볕은 따갑고요. 구름 없는 하늘은 마냥 드높고  푸르릅니다 .
내일은 산야가 오색 물감을 부어 놓은듯 물이 들겠지요 .
잠깐 장을 보러 갔다 오는 길 ...... 비록 아파트 숲에 아스팔트 위로 달리는 자동차 소음과 사람들의 아우성으로 가을을 느끼기에는 멀리지만    
언니 !
하늘이 가을 볕이 멀찍이 바라보이는 삼각산 봉우리에서 가을을 느낄수 있었고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
산사의 가을이 그립고 보고싶기에 길옆 벤취에 앉아 남면 동창에게 전화를  하니 회의에 참석하고 있어 통화를 못 했네요 .
예전 산사에서는 오늘같은 날은 산이고 들이고 메뚜기처럼 뛰고 잠자리처럼  마음의 날개를 달고 멀리 높이 날았지요 .

지난 8일에서 10일 2박3일 동생과 둘이서 강원도 " 정동진 " 기차 여행을 다녀 왔어요.
고속으로는 2시간 30여분 소요를 5시간 30여분 넘게 소요되는 기차를 택했습니다.
남쪽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 추전 " 역도 갈수있어서요. 헌데 9월 25일에 추전역이 페쇄되었더군요 .

턴넬로 추전역을 통과하는데 13분, 전보다 13분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
차창 밖으로 스치는 가을 풍경이 예쁘고 아름다웠습니다 .
특히 노란 들국화가 기차길 양옆으로 무리지어 피어 있더군요.
열어 놓은 창으로 바람결에 실려오는 국향에 만취 (?) !
정동진 언덕위에 자리한 " 썬쿠르즈 " 에서 일출을 보고 일몰을 보고 별을  보고 밤바다의 고요로움과 바다에 빠진 달과 별도 보며 그곳에서 쉬고 왔어요 .

동생도 저도 심신이 치친 상태였기에 여러곳을 다닐수가 없었어요. 며칠 더 있고 싶은 유혹! 돌아와야 했지요 .

언니 !
오늘 오후처럼 이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가을 날이 흔히 있지는 않는데 ......  
벤취에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모두들 바삐 바삐  ......  혼자서만 벤취에  앉아 예쁜 가을을 마음껏 담아왔습니다 .
  마음은 산사의 뜨락에서 코스모스 은행잎 연못가 노송이 떨군 솔잎 느티잎  ......  속에서 가을의 진한 냄새에 흠뻑 젖어있는데 ......

참 !
강원도 정동진으로 가면서 수수도 보았어요. 어린 시절의 수수는 키가 크고  여물면 고개를 깊숙이 숙였는데 수수가 종자 개량을 했더군요  키가 작고    여문 이삭은 하늘을 향하여 나란히 였어요. 수수알을 털어내고 수수비를 엮어서 참 요긴하게 썼는데 수수비는 만들수가 없을정도로 키가 작더군요. 수수 조 이삭을 보니 반갑기도 했어요 .

언니 !
일주일 전후면 이곳 중부지방도 단풍이 들겁니다. 아직은 성급한 잎이 가다가다 보이는듯 합니다.

며칠후 단풍 소식 띄우렵니다 .


                  벽산에서  후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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