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설 작법.

2012.01.26 11:59

연규호 조회 수:457 추천:36

소설작법. "나는 소설을 어떻게 쓰는가?" 소설 쓰는 것은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쓰는 것이 고역이거나 피곤하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한다면 일찍암치 소설 쓰기를 그만 두고 다른 장르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소설쓰는 것 처럼 쉽고 단순한 것이 없다고 생각함은 소설쓰기의 요소인 주제(작가의 인생관), 소재(Material)를 어떻게 구성(인물, 사건,구체적 설계도와 사회적, 공간적, 자연적, 역사적 배경)하여 좋은 문체(문장력, 표현력,흡인력, 감동력)로 소설가가 생각한 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 쓰기는 다른 사람의 힘을 필요치 않으며 나 혼자서 즐겁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 시간과 내 공간 속에서 무한정 콧 노래를 부르며 자기 성취를 이루는 집 짓기이다. 좋은 문체, 즉 문장력은 서술적인 것 보다는 매끄러운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기에 우리는 선배 문인들로부터 좋은 문장을 쓰는 기술을 조금은 배울 필요가 있다. * 좋은 주제(테마)를 얻기 위해 부단히 다른 사람의 책을 읽고 경험담을 듣고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가능한 훌륜한 사상가, 종교인 그리고 문인과 교류하여 그들의 숭고한 생각을 내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장편 소설 한편을 쓰는 과정은 이러했다. - 나의 머리속에서 잠을 자고 있던 주제(테마)가 갑자기 현실로 떠 오르기를 기다리고 기다린다. 일년에 한 번 내지 두 번정도, 그 주제가 떠 오를 뿐이니 모처럼 떠 오른 주제를 즉시 메모를 하던지 컴퓨터에 입력을 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그 주제에 관련된 소재를 인터넫에서, 다른 사람의 글 속에서, 백과 사전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그들의 경험을 모아 정리를 해 놓아야 한다. 소재를 모으는데 내 경우는 약 1-2 개월은 걸렸다. 어느정도 소재가 모아지면 밤 낮 없이 생각하고 연구하여 구성(집짓는 설계)을 하여야 한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큰 백지에 설정된 주인공과 다른 인물들을 구체적으로 적어 놓아야 한다. 집(소설)을 짓데 어디에 정문을 달까? 어떻게? 무슨 재료로 지을까? 부엌은 어떤 크기로 할까? 요리대는 전기로 할까?, 가스로 할까? 치밀하게 생각하여 소설의 구성을 하여야 한다. 소재를 단순한 시간과 공간의 배열로 쓴다면 보고서나 자서전과 다를 것이 없기에 드라마틱하게 설계를 하여야 한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불과 7-10명정도이니 어느 하나라도 다 주인공과 같다고 생각을 하여야한다. 구성(설계)이 완성되면, 아니 대충 완성되면 책상에 앉아 소설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이다. 꾸준히 하루에 1-2시간씩 미리 설게해 둔 설계도에 따라 소설을 전개 시켜 나가다 보면 설계도는 자주 바뀌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설계의 근간은 대부분 변하지 않는다. * 좋은 소설이 되기 위해서 평소에 준비해둔 좋은 문장이나 남이 쓰지 않았던 나만의 독특한 문장과 명언(名言)을 적소에 이용하여야 한다. 에를 들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와 같은 구절이 소설에 들어 갈 때, "와! 훌륭한 소설"이다라고 인정을 받는다. 문장은 슆게 그리고 독특한 묘사를 가끔 해야 한다. * 매일 매일, 꾸준하게 글을 쓰다보면 나의 경우, 약 2-3개월이면 일차로 소설이 완성된다. 그러나 다시 또 교정하고 또 교정하여 좋은 문장과 좋은 얘기로 만들어야 하는데 약 1-2 개월이 걸린다. 그리고 또다시 교정하고 바꿔보고 다른 사람에게 원고를 주어 읽게 하여 그들의 의견을 통해 또 다시 고쳐보고 또 고쳐보면 약 1-2개월이 걸린다. 그리고 또 다시... 그러다 보면 약 6-12개월은 소설 속에서 매일 매일을 살게 된다. 밥을 먹으면서도, 환자를 보면서도 운전을 하면서도 오로지 지금 쓰고 있는 소설 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주제(테마)가 훌륭하기 위해서 크고 독특한 생각을 하여야 하듯이, 소재도 스케일이 크고 감동적인 여러 소재를 모아야 좋은 소설이 된다. 아니면 장난감 같은 어린아이의 얘기 책이 되고 만다. 큰 사상이 숨쉬는 소설이 되어야 감동이 오며 독자들의 머릿속에 오래 오래 남으며 그들의 인생관에 큰 영향력을 주게 된다. 나는 의사이기 때문인지는 모르나 "의사 지바고"를 좋아 했다. 그러기에 나는 내 인생도 닥터 지바고를 닮고 있으며 소설의 내용도 비슷한 모방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나의 소설은 애정과 슬픔 그리고 기독교 신앙이 근간이 되는데 가만히 보면 대학생때 읽고 영화로 보았던 "닥터 지바고"가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 소설을 쓰고 있는 동안 작가는 즐거워야 한다. 소설 쓰는 것이 지루하거나 몸이 아퍼 진다면 차라리 소설가의 꿈을 접어라. 소설 쓰기는 돈도 안 되며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장사이기에 그대의 배우자가 불평을 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라. 그대의 배우자가 도와 주지 않는 다면, 최소한 "방해를 하지 말라고" 간절히 빌고 빌어서라도 그대는 매일 조금씩 꾸준히 소설을 쓰기 바란다. 그리고 글 쓰는 중간 중간 밖에 나가 체조도 하고 운동도 하고 먼 하늘을 바라다 보라. 아니면 그대는 건강을 해친다. 한번 쓰고 그만둘 소설이라면 차라리 그만두라. 한 술 밥에 배부르랴. 볼품 없는 작품을 쓰다보면 어쩌다 좋은 작품 한편 쯤은 탄생한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작품이라도 꾸준히 써 발표를 하라. 출판을 하라. 비싼 돈을 허비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10개월에 걸친 긴 임신후에 비로서 품에 안은 나의 아들과 딸이라고 생각하면 소설은 나의 자식이다. * 나는 오늘도 소설을 쓴다. 눈이 잘 안보일 때까지 좋은 소설을 쓰려고 한다. 비록 독자가 얼마 안돼도 좋다. 많은 독자도 좋지만 한 명의 독자라도 좋다. -암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은 환자가 "죽기전에 나는 당신을 꼭 만나보고 싶소"라고 전화를 걸어 왔다면 그대는 어떤 마음을 갖게 될까? 사랑하던 사람이 암으로 죽은후 찾아 온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차라리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죽으리다"라고 스스로를 포기한 사람을 만난다면 그대는 어떤 마음을 품을까? 생과 사, 한과 외로움을 소설로 표현하다 보니, 나는 자연히 엄숙해질 뿐 아니라, 진솔해 진다. 내 눈이 안보일 때까지 소설을 써야 한다는 소설가로서의 사명감을 느끼며 매일 조금씩 꾸준히 소설을 쓰는 것이 나의 소설 작법이라고 나는 감히 여러분에게 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다. 필자: 연규호, 내과 의사, 소설가. 연세의대 졸업. 뉴욕-오하이오에서 수련. 한국과 미주 문협 회원. 한국과 미주 소설가 협회 회원, PEN-KOREA & USA PEN(미주) 문학상. 연세의대 공로상. 장한 연세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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