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3 : 풀
2003.10.28 05:52
옷을 벗는다는 건
가식을 벗어버리는 것
그래서 독도에는
옷 벗을 나무가 없다
나무들은 자기의 살을 깎아
쌓았던 삶의 풍요를 모두
땅으로 돌려보낸 뒤
풀이 된 것이다
옷 벗은 풀은
눈발 날리는 잿빛 하늘로
너를 부르며
얼어붙는 바닷바람을 막고
바위 속 깊이 흐르는 사랑
얼지 않게 싸안고
조금씩
죽어 가는 것이다
죽으면서 감싸안고 싶은
네가 있기에
돌섬의 겨울도
밉지 않은 것이다
가식을 벗어버리는 것
그래서 독도에는
옷 벗을 나무가 없다
나무들은 자기의 살을 깎아
쌓았던 삶의 풍요를 모두
땅으로 돌려보낸 뒤
풀이 된 것이다
옷 벗은 풀은
눈발 날리는 잿빛 하늘로
너를 부르며
얼어붙는 바닷바람을 막고
바위 속 깊이 흐르는 사랑
얼지 않게 싸안고
조금씩
죽어 가는 것이다
죽으면서 감싸안고 싶은
네가 있기에
돌섬의 겨울도
밉지 않은 것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8 | 권위와 옷 | 고대진 | 2009.04.18 | 595 |
37 | 예언을 깨뜨리는 사람 | 고대진 | 2009.04.18 | 658 |
36 | '루미'를 생각하며 | 고대진 | 2009.04.18 | 745 |
35 | 고래와 함께 | 고대진 | 2009.04.18 | 792 |
34 | 아버지와 꽃밭 | 고대진 | 2009.04.18 | 782 |
33 | 어퍼머티브 액션 | 고대진 | 2009.04.18 | 629 |
32 | 이삿짐을 꾸리면서 | 고대진 | 2009.04.18 | 763 |
31 | 로벗슨의 기도 | 고대진 | 2009.04.18 | 592 |
30 | 별이 쏟아지는... | 고대진 | 2009.04.18 | 1041 |
29 | 독도와 조선족 | 고대진 | 2009.04.18 | 803 |
28 | 애국 법... 매국 법 | 고대진 | 2009.04.18 | 805 |
27 | 어느 클래식 음악가의 편지 | 고대진 | 2009.04.18 | 996 |
26 | 어느 여자 프로골퍼의 망언 | 고대진 | 2009.04.18 | 1278 |
25 | 누드를 그리면서 | 고대진 | 2009.04.18 | 795 |
24 | 그게 1억이 넘는다는데 | 고대진 | 2009.04.18 | 929 |
23 | 나의 작은 영웅 제시카 | 고대진 | 2009.04.18 | 1034 |
22 | 법 아래 평등 | 고대진 | 2009.04.18 | 965 |
21 | 동지를 지나면서 | 고대진 | 2009.04.18 | 1011 |
20 | 세균들의 대화 | 고대진 | 2009.04.18 | 1119 |
19 | 난 플루트 소리가 더 좋은데 | 고대진 | 2009.04.18 | 1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