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6: 독도의 별

2003.10.2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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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동해 깊은 바다 속에 잠기면
해파리가 되지
그게 흐느적거리며 떠돌다가
다리 두개는 뜯어 먹히고
몸마디마다 상처 입으면
그 상처 자국에
뼈가 생기기 시작하지
그 뼈에 용서의 살이 붙으면
신기하게 물고기가 되는 거야

물고기는 별이 되고 싶지
별은 쉽게 되나?
빨리 떠오르고 싶은 욕망의 저인망을 피하고
천길 물 속 만 톤의 수압 속에서
눈감고 멀리 보는 힘을 키우고
혼자 겪어야 했던 고난과
운명에 대한 원망의 독이 삭여질 때까지
오래 오래 지내야 하는 거야
기다려봐
언제 빛으로
튀어나올지

그 때가 오면 물고기는 살을 움츠리고
온 힘을 모아 수직으로 솟아올라
파란 하늘 보는 거야
살가죽과 비늘 껍질은
물 속에 벗어버리고
벌거벗은 살만 튀어 올라
아가미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면서
동섬 서섬을 다
보겠지
그 아름다움에 취해 하늘로
날아오르겠지?

사람들은
펄 펄 나르는 물고기가 독도에 있다 하지
누구는 날치라고 하고
누구는 물새라고 하기도 해
하지만 올라간 건
별이 되려던 물고기의 꿈이야

그 별이 어디서 왔느냐면
바다에서 왔어
바다 속에 깊이 잠겼던 생각이
작은 물고기로 변해
튀어나와 하늘에 그림자를 드리운 것
그건 별이야
독도의 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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