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다시 읽어 보는 시..
2003.11.30 13:23
다시 이 시를 읽으니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금요일밤, 박완서씨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라는 소설집을 읽어서 더 감동이 진한지 모르 겠습니다.
전쟁이란 우섭다는 걸 피부로 못 느끼지만
이렇게 리얼한 아픔을 느낄땐
잠시 멈추어 서서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난 정말 너무 역사를 모른다는 자책을 합니다.
이제 눈을 똑바로 뜨고 역사 공부를 할 시간인것 같습니다.
================================
┼ ▨ 눈물나는 시... - 삼촌 2 ┼
│ 우리 타냐가 엄마 생각 하면서 읽으려다 눈물이 나버렸구나.
│ 나도 그런적이 있는데...
│ 몇년 전 리치몬드에서 한국의 현대시를 소개하는 세미나에서 다음 시를 읽다가 마지막 연에서 그만 목이 막혀버렸지. 어머니를 그리며 쓴 이동순 시인의 시나 타냐의 시나 모두 그리움으로 눈물나게 하니까. 타냐의 눈물 이해할 수 있어. 고씨가 정도 많고 감수성이 예민한가보지? 참 이번에 예일대 법대학장으로 취임한 고홍주씨 아버지(고광림박사)가 제주도 우리 마을 사람이지. 고씨는 다 친척이니까 타냐도 나도 고홍주씨도 또 누구냐 한국의 국무총리 고건씨...많구나.
│
│
│ <서홍김씨 內簡>
│ -아들에게
│
│ 그해 피난가서 내가 너를 낳았고나
│ 멀을 것도 없어 날감자나 깍아먹고
│ 산후구완을 못해 부황이 들었단다
│ 산지기집 봉당에 멍석 깔고
│ 너는 내 옆에 누워 죽어라고 울었다
│ 그해 여름 삼복의 산골
│ 너의 형들은 난리의 뜻도 모르고
│ 밤나무 그늘에 모여 공깃돌을 만지다가
│ 공중을 날아가는 포성에 놀라
│ 움막으로 쫓겨와서 나를 부를 때
│ 우리 출이 어린 너의 두 귀를 부여안고
│ 숨죽이며 울던 일이 생각이 난다
│ 어느 날 네 아비는 빈 마을로 내려가서
│ 인민군이 쏘아죽인 누렁이를 메고 왔다
│ 언제나 사립문에서 꼬릴 내젓던
│ 이제는 피에 젖어 늘어진 누렁이
│ 우리 식구는 눈물로 그것을 끓여먹고
│ 끝까지 살아서 좋은 세상 보고 가자며
│ 말끝을 흐리던 늙은 네 아비
│ 일본 구주로 돈벌러 가서
│ 남의 땅 부두에서 등짐 지고 모은 품삯
│ 돌아와 한밭보에 논마지기 장만하고
│ 하루종일 축대쌓기를 낙으로 삼던 네 아비
│ 아직도 근력좋게 잘 계시느냐
│ 우리가 살던 지동댁 그 빈 집터에
│ 앵두꽃은 피어서 흐드러지고
│ 네가 태어난 산골에 봄이 왔구나
│ 아이구 피난 말도 말아라
│ 대포소리 기관포소리 말도 말아라
│ 우리 모자가 함께 흘린 그해의 땀바울들이
│ 지금 이 나라의 산수유꽃으로 피어나서
│ 그 향내 바람에 실려와 잠든 나를 깨우니
│ 출아 출아 내 늬가 보고점어 못 견디겠다
│ 행여나 자란 너를 만난다 한들
│ 네가 이 어미를 몰라보면 어떻게 할꼬
│ 무덤 속에서 어미 쓰노라
│
│ 이동순
│ 1951년생
│ 두살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심
│ 1973년 신춘문예로 등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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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금요일밤, 박완서씨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라는 소설집을 읽어서 더 감동이 진한지 모르 겠습니다.
전쟁이란 우섭다는 걸 피부로 못 느끼지만
이렇게 리얼한 아픔을 느낄땐
잠시 멈추어 서서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난 정말 너무 역사를 모른다는 자책을 합니다.
이제 눈을 똑바로 뜨고 역사 공부를 할 시간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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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나는 시... - 삼촌 2 ┼
│ 우리 타냐가 엄마 생각 하면서 읽으려다 눈물이 나버렸구나.
│ 나도 그런적이 있는데...
│ 몇년 전 리치몬드에서 한국의 현대시를 소개하는 세미나에서 다음 시를 읽다가 마지막 연에서 그만 목이 막혀버렸지. 어머니를 그리며 쓴 이동순 시인의 시나 타냐의 시나 모두 그리움으로 눈물나게 하니까. 타냐의 눈물 이해할 수 있어. 고씨가 정도 많고 감수성이 예민한가보지? 참 이번에 예일대 법대학장으로 취임한 고홍주씨 아버지(고광림박사)가 제주도 우리 마을 사람이지. 고씨는 다 친척이니까 타냐도 나도 고홍주씨도 또 누구냐 한국의 국무총리 고건씨...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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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홍김씨 內簡>
│ -아들에게
│
│ 그해 피난가서 내가 너를 낳았고나
│ 멀을 것도 없어 날감자나 깍아먹고
│ 산후구완을 못해 부황이 들었단다
│ 산지기집 봉당에 멍석 깔고
│ 너는 내 옆에 누워 죽어라고 울었다
│ 그해 여름 삼복의 산골
│ 너의 형들은 난리의 뜻도 모르고
│ 밤나무 그늘에 모여 공깃돌을 만지다가
│ 공중을 날아가는 포성에 놀라
│ 움막으로 쫓겨와서 나를 부를 때
│ 우리 출이 어린 너의 두 귀를 부여안고
│ 숨죽이며 울던 일이 생각이 난다
│ 어느 날 네 아비는 빈 마을로 내려가서
│ 인민군이 쏘아죽인 누렁이를 메고 왔다
│ 언제나 사립문에서 꼬릴 내젓던
│ 이제는 피에 젖어 늘어진 누렁이
│ 우리 식구는 눈물로 그것을 끓여먹고
│ 끝까지 살아서 좋은 세상 보고 가자며
│ 말끝을 흐리던 늙은 네 아비
│ 일본 구주로 돈벌러 가서
│ 남의 땅 부두에서 등짐 지고 모은 품삯
│ 돌아와 한밭보에 논마지기 장만하고
│ 하루종일 축대쌓기를 낙으로 삼던 네 아비
│ 아직도 근력좋게 잘 계시느냐
│ 우리가 살던 지동댁 그 빈 집터에
│ 앵두꽃은 피어서 흐드러지고
│ 네가 태어난 산골에 봄이 왔구나
│ 아이구 피난 말도 말아라
│ 대포소리 기관포소리 말도 말아라
│ 우리 모자가 함께 흘린 그해의 땀바울들이
│ 지금 이 나라의 산수유꽃으로 피어나서
│ 그 향내 바람에 실려와 잠든 나를 깨우니
│ 출아 출아 내 늬가 보고점어 못 견디겠다
│ 행여나 자란 너를 만난다 한들
│ 네가 이 어미를 몰라보면 어떻게 할꼬
│ 무덤 속에서 어미 쓰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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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순
│ 1951년생
│ 두살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심
│ 1973년 신춘문예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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