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방문을 또 꺼집어 내 보며...

2004.11.24 03:16

Joy 조회 수:131 추천:11




    암수 쌍으로 어깨 나란히 하늘을 향하는 은행목,

    산 안토니오에서 사람 은행나무를 만난 기쁨을 나누며...-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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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의 깃발
    시: 김영교

    넓음을 주체지 못하여
    어둠을 옆으로 밀어내며
    긴 거리를 뭉텅 잘라 버린
    11월의 산 안토니오 행
    설램이 앞서 가고 있었다

    그 기다림의 시간을 뚫고
    문밖에 서 있던 그리움
    불 밝힌 창에 사람냄새
    안개비에 젖은 가을밤
    깊어 갈수록 정스러워
    잉어떼 지느러미 싸하게 빛을 헤엄치는 작은 용궁
    방문자는 걸어들어갔다

    춥고 허기진 발걸음마다에
    쏟아 부어진 미소와
    따뜻한 손 놀림이 아늑한 통로였다
    우리집 복도까지 훈훈하게 번져온다

    바닥을 알길 없는 늦가을 깊이
    그토록 먼 길의 그 방문은 아랫목의 대화 안고
    만남이 살찌고 있었다
    바위를 비켜 뿌리내리는 Oak Tree처럼
    크고 작은 바위의 아픔을 껴안으며
    우뚝
    <지금> 이란 시간 앞에 놓인 우리
    잡힐듯한 이 푸르름 안에
    골든의 윤기어린 겉옷을 목격할 수 있었던 의식
    온 몸의 촉각을 통해
    구석구석에 저장되어버린 이 기막힌 입력
    건드리면 술술 풀려나오는 은총의 실타래

    가슴에 꽂힌
    아름다운 <만남>의 깃발
    저 나무처럼
    다 비우는 내 삶의 11월
    그 계절 끝에서도 펄럭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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