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의 강. 1

2005.02.09 09:12

두울 조회 수:165 추천:15

가장 오랜 또 가장 가까운 친구가 서울에서 그리고 토론토에서 산안토니오를 방문했습니다. 마종기 시인의 싯구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을 떠오르게 하는 벗들입니다. 한자 4자 성어로 이런 친구를 뭐라고 하는가 하는 시험문제에 '부랄친구'라고 쓴 녀석이 있다는데 (정답은 죽마고우)...ㅎㅎ. 이틀있다가 도로 날라간 녀석들이 고맙고 반갑고 그런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여 잠시 시름을 잊게 합니다... 우화의 강. 1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은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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