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 이야기

2007.02.22 05:46

최영숙 조회 수:350 추천:43

기침 감기 걸리셨다구요?
혹시 텍사스 O 형 감기?  
저도 미제 독감으로 한달을 고생했어요.
백약이 무효이고 그저 시간이 지나니까 멈추었어요.
방문하신 분이 미국에서부터 목감기를 달고 오셨는데
그게 삽시간에 번져서 스태프, 삽십 명 학생들이
모두 밤잠 못자고 콜록 거렸지요.
여기에서는 목감기 걸리면 부겐벨리아 빨간 색 꽃을
따서 계피와 양파를 넣고 끓여서 꿀을 타서 마셔요.
마실 때는 따뜻해서 좋은데 꽃을 따는 일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네요. 길을 걸을 때마다
너 예쁘다, 너도, 잘 자라줘서 고맙네,
별소리로 요사를 떨다가 아쉬울 때 한웅큼씩 꽃들을
뜯어 내려니까 좀 미안하더군요.
마치 머리카락을 한 웅큼 뽑는 느낌이었어요.^*^
단순하다면 단순한 생활이니까 모든 생물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관심을 갖고, 말이 부족하면 치매에 걸릴까봐 겁이 나서
혼자 걸어 다녀도 그냥 중얼 거려요.
메뚜기 한테도
임마, 조심해, 잡아 먹혀, 길에 나오지마.
새들이 엄청 좋아하는 먹이니까요.
개미한테도
어쭈, 제법 빠르셔.
먹이를 지고 가느라고 풀잎을 가파르게 타고 오르면
풀잎을 살짝 땅에 대어 주지요.
부겐벨리아가 얼마나 예쁜 꽃인지...야단스럽지도 않고
도도하지도 않고, 키가 땅에 닿는 작은 녀석도 꽃을 피우는
그 성실함이랄지.
하지만 약이 된다니까 다 소용없네요. 메뚜기도 개미도
약이 된다면 먹겠지요.
하긴 이제 여름이 오면 개미 먹는 철이 되는군요.
아주 큰 개미들이 밤이면 불가에 몰려와서 기절을 해요.
그냥 빈통 들고 주워 담지요, 그런 다음 배만 따서 볶아요.
볶은 콩 맛이 나는 그걸 에너지 원이라고 멕시코 아저씨들이
바깥 마당에 몰려와서 이리뛰고 저리뛰며 주워 담는 모습,저엉말
희극적이랍니다.
저는 건물 복도에서 주웠지요, 아저씨들하고 개미 갖고 싸울
수는 없잖아요.
개미 볶음과 꽃차를 같이 드시면 일년 감기는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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