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17 09:12

유형지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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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지의 노래


갈림길에서도 선택이 없었다

강을 따라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
배를 띄워 바다로 나가고 싶었다

여권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열풍이 황토 먼지를 불태우는
유형지로 가는 길뿐

황량한 벌판 흙먼지 속에 묻히는
해와 달
언어를 빼았긴 사람들
이름을 지키기 위하여 피와 땀을 흘리고
하늘을 우러러 키워 온 분노

이제는 저녁 노을 붉게 타는 눈으로
분노도 슬픔도 잠재우며
아들에게 물려줄 이름들을 노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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