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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진 거리의 풍경


공사장 돌무더기 위에
한 여인이 앉아 있다
바람에 머리카락 날리고
회색 치맛자락 펄럭인다

한 소년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엄마 부르며 지나간다
짧은 바지 밑으로 드러난 까만 다리
낡은 운동화를 끌고 간다

어두워 가는 하늘에
먼 산의 윤곽이 더 뚜렸해지고
새 한 마리
추억처럼 날아간다

갈 곳이 생각났는지
여인이 벌떡 일어나 보따리 집어들고
이미 어두어진 부두 쪽으로
절뚝거리며 사라진다

가로등도 없는 거리의 맨 끝
이제 어두워져 아주 쓸쓸해진
낙엽 하나를
바람이 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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